[축구/98월드컵예선]차범근사단 「지한파」경계령

  • 입력 1997년 2월 27일 19시 57분


[방콕〓이훈기자] 차범근사단에 태국 지한파(知韓派)경계령이 내려졌다. 다음달 2일 한국축구대표팀과 일전을 벌일 태국팀의 지한파는 다름아닌 독일출신의 데트마르 크라머(71)와 피아퐁 듀욘(37). 국내축구팬들의 기억속에 아직도 선명하게 남아있는 이들은 현재 각각 태국팀의 기술고문과 「해결사」로 한국 격파의 선봉에 나섰다. 지난 92년 한국올림픽대표팀 사령탑으로 28년만에 올림픽본선 자력진출을 이끌어냈던 크라머는 10일전 태국 찬비트 폴치빈감독의 초청으로 태국에 도착, 찬비트감독과 한국격파의 비책을 준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그는 차감독이 독일 분데스리가 레버쿠젠에서 활약하던 지난 83년 레버쿠젠감독을 지내 차감독의 장단점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뿐만 아니라 현재 대표팀의 주축인 서정원 최문식 등도 92년 올림픽팀에서 그의 지도를 받아 한국축구에 대해서는 정통파인 셈. 또 지난 85년 당시 한국프로리그 럭키금성(현 안양LG)소속으로 그해 12골과 6도움을 기록하며 득점왕과 어시스트왕을 동시에 거머쥐었던 피아퐁도 한국축구에 대해서는 전문가. 85년과 86년을 한국프로무대에서 화려하게 장식한뒤 태국의 「국민적 영웅」이 되어 금의환향한 그는 이후 태국공군팀에서 활약해왔으며 2년전에 코치로 승격했다. 만 37세로 축구선수로는 「환갑」을 넘긴 그가 이번에 태국대표팀에 합류한 이유는 단 하나. 한국축구에 정통한 그를 이용, 이번 98프랑스 월드컵 아시아지역예선에서 한국을 꺾어보자는 간절한 소망때문이다. 태국은 지난해 12월 아랍에미리트에서 벌어진 아시안컵에서 3전전패로 예선탈락한뒤 대표팀의 절반을 갈아치우는 대폭적인 수술을 단행했으며 이때 노장 피아퐁을 불러들였다. 피아퐁이 국가대표가 돼 처음 출전했던 이달 킹스컵대회(9∼16일·방콕)예선 3차전 루마니아와의 경기에서 결승골을 터뜨리며 건재를 과시했다. 오는 3월 2일 한국과의 경기에서 그는 투톱으로 나서게 될 나티퐁과 퐁톤이 한국의 찰거머리 수비에 막힐 경우 후반전에 교체 투입돼 공격의 활로를 뚫는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차범근 감독은 『전성기의 피아퐁은 아니지만 워낙 골감각이 뛰어나고 노련한 선수이기 때문에 부담스러운것은 사실이지만 철저한 대비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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