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게실]문학계간지 창간 김준성 前부총리

  • 입력 1997년 2월 26일 20시 15분


[권기태기자]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을 지낸 金埈成(김준성·77)이수그룹 회장이 최근 새 문학계간지 「21세기 문학」을 발행하기로 하고 곧 창간 봄호를 선보인다. 재정 부담은 김회장의 3남 相範(상범·36)씨가 대표이사 부사장을 맡고 있는 이수화학측에서 맡는다. 『그간 기업들이 공연이나 음악을 지원하는 예는 많았지만 문학은 등한히 해온 것이 사실입니다. 이번 창간이 문학에 대한 작은 격려가 됐으면 합니다』 관계 재계에서 화려한 경력을 쌓아온 김회장은 은행대리였던 지난 58년 고 김동리씨의 추천을 받아 등단한 소설가이기도 하다. 63세로 공직에서 물러난 이후 작가로서 활동을 재개, 지난해에는 자신의 문학전집을 펴냈다. 『늦게 시작했기 때문에 제 활동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생각입니다. 직접 창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원도 등한히 할 수 없다는 생각이에요. 문예지가 여럿있지만 아직 문인에 비해 지면이 적은 게 사실이니까요』 이번 창간호에는 서정주 김종길 김춘수 고은 이호철씨 등 중진들을 비롯, 김영현 서하진 김이소 유하씨 등의 신작들이 실린다. 이밖에도 제각각의 색깔을 갖춘 여러 부류의 문인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김회장은 『문단 내부 계파를 극복할 생각』이라며 『창간에 앞서 김윤식 백낙청 김병익씨 등 여러 평론가들의 의견을 구했다』고 말했다. 「21세기 문학」이란 제호는 김병익씨가 미래지향적이고 세계수준의 문학을 구현하자는 뜻으로 지어준 것. 김회장 자신의 작품활동을 묻자 『오후 6시경퇴근한 후매일 3시간 정도씩독서와 집필을 빠뜨리지 않고있다』며 『늙은 그룹 창업주가 평생 모은 가산을 놓고 아들과 갈등을 빚는 내용의 중편 「현대사서설」을 원고지 3백50장 가량으로 탈고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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