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용병때문에』 남자농구 판도 대변혁

  • 입력 1997년 2월 5일 20시 13분


[권순일 기자] 국내남자농구의 판세에 대변혁이 일어나고 있다. 지난 1일 개막한 프로농구의 초반 판도를 보면 불과 2주일전에 끝난 농구대잔치의 순위를 마치 거꾸로 배열한 것처럼 각팀간의 순위가 완전히 뒤바뀌었다. 96∼97시즌 농구대잔치에서 7전 전패로 예선탈락의 수모를 당했던 기아엔터프라이즈가 프로농구에서는 2연승으로 1위를 달리고 있는가하면 1승6패로 7위를 차지했던 나래블루버드는 1승1패로 대우제우스 동양오리온스 등과 함께 3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반면 농구대잔치에서 2위와 4위에 각각 올랐던 국내굴지의 재벌팀 현대다이냇과 삼성썬더스는 2연패의 수렁에 빠지며 최하위로 처져있다. 아직 각팀당 21경기중 두경기씩 밖에 치르지 않은 상황이지만 프로농구의 이같은 판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 전통의 명문팀들이 하락세를 보이는 반면 해체된 한국, 산업은행 선수들을 주축으로 창단한 나래나 기업은행을 인수해 재창단한 나산플라망스 등이 두각을 나타내는 이유는 지난해 11월 로스앤젤레스에서 실시됐던 용병드래프트의 결과. 이 때 팀에서 꼭 필요한 부분에 알맞은 용병들을 스카우트한 팀은 용병들과 국내선수들이 조화를 이루며 좋은 성적을 내고 있지만 그렇지못한 팀은 부조화로 인해 용병들의 활약에 모든 것을 의지하고 있는 실정. 2연승을 기록중인 SBS스타즈의 경우 13순위로 지명한 데이먼 존슨(1m96)이 의외로 뛰어난 실력을 선보이며 표필상(2m1)과 교대로 골밑을 든든하게 지켜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 기아는 1순위로 데려온 센터 클리프 리드가 강동희 허재 김영만 등 재간둥이들과 손발을 척척 맞추고 있다. 또 나산은 기업은행 인수과정에서 용병을 일찍 데려오지 못하다 드래프트에서 밀려나 지명조차 받지못한 에릭 에비츠(1m98)를 지난 1월26일 뒤늦게 합류시켰는데 용병들중 유일한 백인인 그가 「별볼일 없을 것」이라는 당초의 예상을 뒤엎고 두경기에서 74득점을 올리며 팀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반면 현대는 7,8순위로 지명한 라펠 맥길버리와 토드 버나드가 용병 평균수준을 넘지 못하고 있고 삼성은 강양택 박상관 등 국내파 센터들이 용병들에게 자리를 빼앗긴 채 우왕좌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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