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마주이야기」교육법 창안 박문희씨

  • 입력 1997년 2월 2일 19시 57분


[金華盛기자] 유치원선생님 28년째인 박문희씨(52). 요즘 너무 바빠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른다. 강연에 불려 다니랴, TV에 나가랴, 엄마들의 빗발치는 문의 전화 받으랴 정신이 없다. 그것은 자신이 5년전 창안한 유아 교육방법 「마주 이야기」에 대한 시중의 끝없는 반응 때문이다. 박씨가 쓴 「마주이야기」(지식산업사간)3권은 학자들의 추천으로 5월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볼로냐 세계 어린이 도서전시회에 출품될 예정. 박씨는 이책을 앞으로도 계속 쓸 계획이다. 『아이들 말은 모두가 시입니다. 마주이야기 교육이란 바로 이런 아이들의 이야기를 열심히 들어 주고 감동하는 것입니다』 박씨는 누가 나이를 물으면 『여섯살』이라고 대답한다. 아이들은 이런 박씨를 「바보 선생님」이라 부르며 즐거워 한다. 서울 방배동 아람유치원 원장이기도 한 박씨의 방엔 「원장실」대신 「우는 방」이라는 문패가 붙어 있다. 아이들이 울고 싶을 때 언제든 와서 실컷 울라는 것. 아이들에겐 우는 것 자체가 말이라는 게 박씨의 생각이다. 박씨는 아이들에게 「…하자」는 식의 말은 쓰지 않는다. 「글쓰기 해보자」 등 어른들의 어법으로 접근하면 아이들은 금방 움츠러든다는 것. 『말하듯이 글을 읽고 글을 써야 말하듯이 그림이 나오고 음악이 나옵니다. 그렇게 하려면 부모나 학교 선생님들이 한없이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어 줘야 합니다』 그래서일까. 박씨의 어린이 친구들의 글과 그림은 때가 전혀 묻어있지 않다. 다음은 그 예. 「엄마 왜 누나만 보약해 주고 난 안해줘. 나도 누나처럼 밥 안먹을 테니까 보약해줘」 「밥먹으면 밥이 뱃속에 있는데 어떻게 다리랑 팔에 살이 들어가」. 박씨는 14년동안 동화구연가로 활동했다. 그러나 마주 이야기를 시작한 뒤로는 아이들한테 어른들이 만든 동화는 들려주지 않는다. 어른이 만든 동화와 천편일률적인 몸짓 억양들이 얼마나 아이들의 상상력을 죽이는지 깨달았기 때문. 박씨는 현재 색동어머니회 부회장과 아동문학가 이오덕씨가 이끌고 있는 한국 어린이문학협의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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