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窓]『대만서 강제추방된 것 아닙니다』

  • 입력 1997년 2월 1일 20시 15분


[金靜洙기자]『대만정부가 녹색연합 회원들을 앞당겨 출국시킨 것은 여러분의 안전을 위한 조치입니다. 결코 대표단 방문자체를 거절하거나 추방한 것이 아님을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1일 오후 2시반 서울 종로구 평동 서울적십자병원 신관 811호실. 녹색연합 張元(장원·40)사무총장이 입원해 있는 병실에 주한 대만무역대표부의 林尊賢(임존현·67)대표가 정장차림에 수행원 4명을 대동하고 들어섰다. 임대표는 침대위에 누워 링거주사를 맞고 있는 장총장에게 『어제 우리 대표부 앞에서 농성을 하다 몸을 다쳐 병원에 입원했다는 말을 듣고 찾아왔습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에 장총장도 『고맙습니다』고 말했다. 장총장은 대만현지에서 대만정부의 핵폐기물의 북한이전에 반대하는 항의시위를 벌이다 현지의 우익단체로부터 얻어 맞아 입원했지만 임대표는 다친 장소를 「국내」라고 언급했다. 임대표는 이번 방문이 『본인의 의사에 따른 것』이라고 밝히고 녹색연합 회원에 대한 출국조치는 안전을 위한 것이지 결코 강제출국이 아님을 거듭 강조했다. 장총장이 『대만은 핵폐기물을 북한에 보내는 것을 「상업적」차원이라는 말하고 있는데 처리기술도 없는 북한에 핵폐기물을 보내는 것은 상도덕에도 어긋나는 것이 아니냐』고 묻자 임대표는 『여러분의 뜻을 충분히 본국정부에 전달하겠다』고만 말했다. 장총장이 이어 최근 양국 국민들이 서로의 국기를 태우는 등 감정이 격화되고 있는 것을 지적하며 『원만한 문제해결을 통해 양국의 우호관계가 회복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고 임대표도 『같은 생각』이라고 응답했다. 그러나 임대표는 대만 우익단체가 가한 폭력에 대해서는 끝내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장총장과의 면담을 끝낸 임대표는 쾌유를 빌며 과일바구니를 건넸다. 그러나 주위에 있던 사진기자들을 의식해서인지 직접 건네지는 않고 침대밑에 살짝 내려 놓았다. 약 15분간의 병실방문을 한 임대표는 취재진이 인터뷰를 요청하자 『공보관을 통하라』는 말을 남기고 서둘러 병원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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