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화제]「행글라이더와 13년」 날개클럽 윤청씨

  • 입력 1997년 1월 31일 20시 09분


[尹鍾求기자] 『매주 하루씩 3개월 정도면 초급비행이 가능해요. 1년반이면 글라이더가 내 몸처럼 느껴지고 기류를 이용해 비행할 수 있죠』 날개클럽 윤청회장(36). 그는 어깨에 달린 큰 날개를 자유자재로 움직이며 원하는대로 날아다닌다. 그가 하늘로 처음 떠오른 것은 84년. 어릴적 꿈이 조종사였던 그의 처녀비행은 행글라이딩이었다. 『산과 강을 수백m 아래로 내려다보며 창공을 나는 기분은 말로 다할 수 없어요. 구름을 가로지르는 스릴은 경험해 본 사람만이 알지요』 그 짜릿함을 못잊어 이듬해 동호인 30여명과 함께 날개클럽을 만들었다. 틈만 나면 창공에 몸을 맡기기를 수년째. 91년 마침내 샐러리맨 생활을 털어버리고 하늘에 둥지를 틀었다. 그후로 지금까지 일주일에 사흘은 꼭 교외로 나가 글라이더에 몸을 싣는다. 가계는 글라이딩 강습료 수입에 의존한다. 날개클럽 회원은 국내 유사클럽중 가장 많은 1백20명. 주부 중학생부터 대학교수 변호사까지 다양하다. 우리나라에서 행글라이더와 패러글라이더 초경량항공기를 모두 교육하는 곳으로는 날개클럽이 유일하다. 국내 지도자 가운데 세 종목의 자격증을 다 보유한 사람은 윤씨와 날개클럽 수석교관인 정종기씨뿐이기 때문. 그에게 비행을 직접 배운 사람만도 1천명이 넘는다. 그중에는 사고로 다친 사람도 여럿 있지만 윤씨는 멋부리지 않고 규정만 잘 지키면 자동차보다 안전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현재 2백만∼3백만원씩 하는 행글라이더 10대와 패러글라이더 20대, 2천만원짜리 초경량항공기 3대를 갖고 있다. 하지만 그의 네 식구는 2천만원짜리 전셋집에 산다. 버는 돈을 모두 하늘에 날려버리기 때문. 다행히 아내가 날개클럽 회원출신이어서 그를 잘 이해해 준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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