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친구 앞으로 전보가 한장 배달돼 왔다. 한국통신에서 발행한 전보의 표지에는 폭죽이 아름답게 터지는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열어보기도 전에 친구와 나는 기쁜소식이거니 생각했다.
그러나 친구는 전보를 펴보더니 이내 눈물을 흘렸다. 친구의 큰아버지께서 돌아가셨다는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전보의 겉봉투 그림만 보고 웃으며 열었던 사실이 민망해 친구에게 그 어떤 위로의 말 한마디 전해주지 못했다.
아무리 바쁜 시대라해도 경조사에 대한 예의는 충분히 갖춰야 한다. 정말이지 그 표지 그림은 해도 너무한 듯 싶다. 사망이라는 슬픈사연을 담은 전보 표지가 폭죽으로 장식돼 있다니…. 친구는 소중한 분의 부음을 축하엽서를 통해 받은 셈이다.
한국통신 관계자들이 조금만 더 관심있게 주의를 기울였다면 이런 어처구니 없는 일은 벌어지지 않았으리라 생각한다.
전보를 받는 사람이 표지만 보더라도 기쁜 소식인지 슬픈 소식인지를 알 수 있도록 세심한 배려가 있기를 바란다.
조 치 경<경남지방경찰청 제502전경대 일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