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PC통신에선]고교 과목,많은가 적당한가

  • 입력 1997년 1월 29일 20시 18분


▼필수과목외에는 적성맞게 선택토록 해야 『공부 잘해 좋은 대학 가면 훌륭한 사람된다』 누구나 흔히 듣는 얘기다. 왜 우리는 팔방미인의 우등생만 최고로 떠받드는가. 뭔가 한참 잘못됐다. 고교에서 배우는 과목을 보자. 20개가 넘는다. 같은 교실에서 같은 교복 입고 줄맞춰 앉아서 배운다. 그것도 같은 교사에게 같은 과목을 천편일률적으로 전수받는다. 학생의 적성은 온데간데없다. 도대체 인격체를 기르는 배움터인지 규격품을 만드는 공장인지. 현실을 봐도 그렇다. 수능에 포함 안되는 「기타과목」은 아예 자율학습시간으로 운영된다. 절반 이상이 있으나마나한 「죽은 과목」인 셈 아닌가. 수능과목도 별수없다. 원리를 이해시키거나 사고능력을 키우기보다는 공식을 외우고 문제유형을 익히는 게 먼저다. 시험이 전부이기 때문이다. 세상에 이보다 더한 낭비가 어디 있는가. 바꿔야 한다. 일단 누구나 이수해야 하는 필수과목을 몇개로 줄이자. 나머지는 능력과 소질에 따라 선택해 배우면 되지 않겠는가. (유니텔ID·아너·우아choi) ▼다양한 교양익힐 좋은 기회…줄일 필요없다 고교와 대학을 혼동하지 말자. 고교시절은 사실상 삶에 필요한 다양한 교양을 쌓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대학은 이미 적성과 능력에 맞는 전문지식을 연구하는 곳이다. 고교시절부터 자신의 적성이나 소질을 정확히 파악하기란 쉽지 않다. 내용이라도 알아야 접근하고 싶은 분야에 대한 관심이나 흥미도 생기는게 아니겠는가. 다양한 과목을 공부하면서 자신의 적성을 찾는 과정이 필요하다. 서둘러 울타리를 치고 외곬으로 빠져드는 조급증은 곤란하다. 오히려 다가올 삶의 설계를 위한 소중한 기회로 생각할 일이다. 더구나 사회의 기능도 점차 통합화로 치닫고 있는 추세다. 그런만큼 내것만 아는 독불장군에게는 미래가 없다. 학문에는 끝이 없다고 한다. 과목마다 나름의 의미를 갖기에 교과과정에 포함되지 않았겠는가. 더구나 고교에서 다루는 기초 과목들은 상호보완의 관계를 지닌다. 씨줄날줄로 연결되게 마련이다. 성급한 마음에 과목수부터 줄여야 할 일은 더욱 아니다. 그건 입시위주로 왜곡된 우리의 교육현장을 더욱 악화시킬 뿐이다. (유니텔ID·precol·ohgo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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