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窓]「아가동산」공판 신경전

  • 입력 1997년 1월 27일 20시 34분


[여주〓朴鍾熙기자] 27일 오후2시경 경기 여주군 수원지법 여주지원 2호법정. 아가동산사건 첫공판이 열린 법정주변에는 긴장감마저 감돌았다. 아가동산 주민과 진정인 등 1백여명이 몰려 경찰관 1백여명이 법정주변을 에워싸고 삼엄한 경계를 펼쳤다. 한국기독교 이단사이비종교대책위원회측이 아가동산측으로부터 폭행당해 숨진 崔洛貴(최낙귀·당시 5세)군과 姜美璟(강미경·당시 21세·여)씨 등 3명의 피해자에 대한 합동추도예배를 이날 오전 기독교회관에서 가졌다며 성명서를 배포했으나 아가동산주민들은 담담히 쳐다보기만 했다. 閔更道(민경도)재판장이 金己順(김기순·56·여)피고인에게 『아가동산 교주라고 돼있는데…』라며 인정신문을 시작했다. 김씨는 정색을 하면서 『직업은 농업』이라고 말했다. 검찰이 나머지 피고인들에 대해 인정신문을 통해 공소장에 적힌 직업을 묻자 『아가동산에는 관리자나 회계책임자가 없다』는 답변이었다. 鄭文敎(정문교·45)피고인도 검찰신문에 대해 「동문서답」내지는 『모른다』 『대답하지 않겠다』로 일관, 간간이 웃음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강민구검사는 정피고인에 대한 신문에 앞서 『김기순씨가 있으면 피고인들이 사실대로 진술하지 않을 것』이라며 퇴정을 요구해 받아들여졌다. 강검사가 『검찰조서를 두번씩이나 훑어보고 날인했는데 왜 이제와서 공소사실을 부인하느냐』고 묻자 정피고인은 『당시 너무 피곤한데다 일부 내용을 고쳐달라고 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강검사가 『김기순씨가 「영적인 어머니」라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피고인들은 『그렇지 않다』고 부인했다. 강검사가 「아가동산신도」라는 표현을 계속 쓰자 金宗勳(김종훈)변호사가 『아가동산 식구로 불러달라』고 요청하는 등 신경전도 벌어졌다. 법정밖에서 초조하게 공판이 끝나기를 기다리던 아가동산주민과 진정인들은 『우리끼리는 싸우지 말고 재판부에 맡기자』며 서로 신경을 건드리지 않아 떠들썩했던 지난해말과는 달리 재판은 조용하게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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