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영교수의 EQ세계]우리교육 EQ를 살리자

  • 입력 1997년 1월 24일 18시 06분


열두살된 두 어린이가 재미있게 놀고 있었다. 문득 시계를 본 어린이가 『이젠 공부해야 하니까 너는 방해하지 말고 집에 가』라고 말했다. 이 말에 격분한 아이는 씩씩거리며 자신의 집에서 흉기를 가져와서 친구를 세군데나 찔러 중상을 입혔다. 어른들은 피해아동편에 서서 찌른 아이만 나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상대방 친구의 마음을 상하도록 말을 했을 가능성이 큰 피해아동의 동기제공 부분도 한번쯤 생각해봐야 한다. 이 사건은 어른들이 감성지수(EQ)를 높일 수 있는 교육적 환경보다는 영어 속셈 영재교육 학습지 중심의 교습 등 아이의 머리를 똑똑하게 하는 종류의 교육에만 열을 올린데 그 원초적 원인이 있다. 이 사건은 우리나라와 같은 교육환경에서 어느 가정의 자녀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EQ는 「자신의 정서 상태 알기」 「자신의 감정 조절하기」 「동기화」 「다른 사람의 정서상태 알기」 「다른 사람과 원만한 관계 유지하기」로 이뤄진다. 이 사건의 경우 피해를 본 아이는 다른 사람의 정서상태 알기에 대한 능력이 부족했고 가해아동은 자신의 감정조절 능력이 부족했다고 볼 수 있다. 부모는 이 다섯 가지의 EQ요인이 균형적으로 발달하도록 자기 아이를 돕고있는지 한번 점검해봐야 한다. 중류계층에는 『부족한 것이 없으니 우리 아이는 아닐거야』 『학교공부를 잘 하는데 이런 일이 일어날려고』 『좋은 대학이나 좋은 직장에 들어갔으니 괜찮을거야』라고 생각하는 부모들이 많지만 안심할 수만은 없다. 중류계층 가정의 청소년 범죄가 급증하고 유형이 포악해지는데다 범죄아동의 연령이 하향화하는 것이 이를 입증한다. 이제는 우리교육의 총체적 위기를 EQ 살리기 지혜로 바꾸어나가야 할 때이다. ▼李元寧교수 약력▼ △42년 출생 △이화여대 유아교육과 졸업 △워싱턴대 교육학석사, 이화여대 문학박사 △한국유아교육학회 회장, 세계유아교육기구 한국위원회 회장 △현 중앙대 유아교육과 교수, 교육개혁위원회 위원 △저서 「젊은 엄마를 위하여」 「엄마 내가 가르쳐 줄게요」 「사랑에도 노하우가 있다」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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