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가게이름 「다산」「영랑」꼴불견

  • 입력 1997년 1월 14일 20시 22분


전남 강진군 도암면 만덕산 기슭에 있는 사적 제107호 다산초당은 정약용선생께서 강진유배 10여년 동안 「목민심서」 「경세유표」 등 5백여권에 달하는 실학을 집대성한 곳이다. 또 강진읍 남정리 탑동에는 전남도 기념물 제89호 영랑 김윤식선생 생가가 있다. 영랑은 30년대초 시문학파의 일원으로서 「모란이 피기까지는」 「동백잎에 빛나는 마음」 등 81편의 주옥 같은 시를 남긴 서정시단의 거성이다. 선생은 독립운동으로 옥고를 치른 민족주의 시인이기도 하다. 다산과 영랑 같은 분을 우리는 추앙하고 그 뜻을 오래도록 기려야 한다. 그런데 마을 어귀에 「다산슈퍼」란 간판이 있어 당혹스럽기만 하다. 그뿐 아니라 영랑생가 입구는 구멍가게 이름에서 빌라이름에까지 온통 「영랑」투성이다. 위대한 조상의 호를 상호에 이용하다니 한심하다. 그런 간판을 단 사람이나 그것을 방치해 둔 지역 공무원들은 무엇을 하는지 이해가 안된다. 굳이 그분들의 고장임을 알리고자 한다면 호를 딸 것이 아니라 작품 이름을 따 「목민슈퍼」나 「모란슈퍼」 「모란빌라」 「모란미술학원」 등의 이름으로 바꿨으면 한다. 민족적 사표이신 두 선생께 사죄하는 뜻에서 하루 빨리 문제있는 간판을 다른 이름으로 바꿔 달았으면 한다. 손 용 주(대구 달서구 본리동 195의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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