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포츠/스노보드]짜릿한 회전…온몸이 쾌감

  • 입력 1997년 1월 8일 20시 18분


「알프스스키장〓趙誠夏기자」 서른아홉에 스노보드를 배운다고 하면 웃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주저도 했지만 보기만 해도 짜릿할 정도로 다이내믹한 카빙턴을 보고는 도저히 참을 수 없어 도전했다. 강사는 뉴질랜드에서 온 수 콜리스와 제레미 쿰스(알프스리조트 강사)였다. 첫단계는 보드 라이딩의 자세(스탠스)를 결정하는 일. 자세는 보드의 앞쪽 바인딩에 왼발을 내미는 레귤러와 오른발을 내미는 구피 두가지가 있다. 가장 먼저 가르친 것은 안전. 벗은 보드는 항상 바인딩이 아래를 향하도록 엎고 타기 전에는 근육을 풀어주는 스트레칭을 하라는 것이다. 첫 단계는 앞발만 바인딩에 채운채 걷는 연습. 이어 두발을 묶고 보드로 미끄럼을 타며 중심을 잡고 체중을 앞뒤로 보내는 연습에 들어갔다. 여기까지는 그리 어렵지 않았다. 세번째 단계인 회전에서부터는 진도차이가 난다. 회전기술의 기본은 중심이동. 보드는 머리에서 허리까지 상체 전체를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틀고 두발로 체중이동을 해야만 회전한다.요령은 시선을 멀리 두는 것. 1,2m 앞만 내려다 보아서는 몸통을 아무리 돌려도 회전이 되지 않는다. 회전의 방향은 두가지. 슬로프 중간에 폴라인과 직각으로 설때 산쪽을 바라보는 방향과 계곡쪽을 바라보는 방향, 이렇게 서있는 자세가 두가지기 때문이다. 이렇게 보드를 타고 중심잡기부터 초보적인 회전기술을 익히는데까지 꼬박 하루(강습만 네시간)가 걸리고 이튿날까지 이 연습을 계속한다. 얼마나 넘어졌는지 팔이 들리지 않아 세수를 할 수 없을 정도였다. 드디어 사흘째 되는 날 슬로프에 올랐다. 보드의 참맛은 바로 여기서부터다. 플레이트 양편의 엣지와 사이드컷을 이용한 회전을 처음으로 경험했다. 뭉툭하게만 보이는 보드가 예리한 각도로 회전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이 엣지와 사이드컷 때문. 회전의 묘미를 느끼게 되면서부터 안전에 대한 주의도 배가된다. 부상의 위험이 높은 탓이다. 보드는 앞 뒤, 어느쪽으로도 넘어진다. 가르친대로 넘어지지 않으면 양팔목이 부러지거나 뇌진탕을 일으킬 만큼 심한 부상을 당한다. 2박3일간의 스노보드 강습. 결론을 내리면 스키보다 배우기가 쉽다. 보드라는 기구 자체가 스키보다 배우기 쉽고 고급기술을 구사하기에 편하게끔 설계됐기 때문이다. 운동화 같이 발이 편한 부츠에 플레이트 하나, 이렇게 간편한 장비도 보드의 매력중 하나다. 그러나 첫 사흘 배운뒤 하루 이틀간 몸살치레는 월간지의 부록처럼 따르는 것이니 각오하는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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