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5년째 대학교수로 근무하고 있다.
그런데 지난 가을학기 가슴 아픈 일이 있었다. 남편의 강의 시간표가 취소된 것이다. 이유는 학생들이 수강신청을 외면, 적정인원이 안돼 전공과목인데도 부득이 강의를 할 수 없게 됐다.
학생들이 수강을 외면한 이유는 선배들의 조언(?)때문이라고 한다. 시험 성적이 후하지 않고 매주 리포트가 있으며 학생들의 자리를 고정, 강의 출석을 체크하기 때문에 대리 출석이 불가능하다고 귀띔했다는 것. 더욱 기가 막힌 일은 학생들이 대신 필수전공으로 선택한 과목은 「성에 대한 사회의 변화」라는 호기심을 자극할 내용이라고 한다.
물론 컴퓨터관련 과목을 가르치는 남편의 강의가 어려울 것이다. 컴퓨터에 관한 분야가 성의 논리학만큼 자극적이지 않을 것이고 남편의 입담이 달변도 아니다. 하지만 선배들의 조언을 따라 얄팍하게 학점이나 따는 게 과연 밤잠 설치며 대학문을 두드린 대학생들의 바람직한 행위일까.
윤 정 예(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