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문민정부 힘자랑, 과거정권과 뭐가 다른가

  • 입력 1996년 12월 27일 21시 29분


김영삼대통령은 언필칭 자신을 의회주의자로 자처해 왔으며 틈만 나면 문민정부라고 강조해 왔다. 그런데 주요법안이 있을 때마다 여당은 야당과의 대화나 타협은 뒷전인 채 날치기로 처리했다. 마침내 이번 노동법과 안기부법 등 11개법은 새벽에 날치기 통과시켰다. 이는 대통령 스스로 의회주의자와 문민정부임을 포기한 꼴이 되고 말았다. 뭐가 그리 급해서 새벽에 의원들을 불러들여 마치 엔테베작전을 방불케 하는 비상수단을 썼는가. 이로 인해 정부 여당이 얻은 소득이 무엇인지 반문하고 싶다. 요즘 여당의 태도를 보면 정국을 안정시키기 보다는 더욱 불안하고 강경 쪽으로 밀어붙여 과거 군부독재시절의 집권당과 다를 바 없다. 아무리 안보와 경제문제가 시급하다 해도 최소한의 절차와 인내심을 갖고 대처해야지 힘자랑이나 밀어붙이기만 한다면 민주와 문민은 어디서 찾겠는가.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기면 그만이고 시간만 지나면 잘 잊어버리는 국민성을 악용한 저질정치다. 정국을 주도해 나가는 것도 좋지만 야당과의 진지한 협상과 타협의 산물이 아니라면 국민적 저항을 불러일으키게 된다. 여당은 하루빨리 국민들 앞에 사과하고 정국안정책을 제시하라. 우 정 렬(부산 중구 보수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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