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신들은 신난다」

  • 입력 1996년 12월 25일 20시 18분


「李光杓기자」 동서양을 막론하고 필독 고전으로 꼽히는 그리스 로마 신화. 의무감으로 책을 펴지만 이름조차 외우기 어려운 수많은 신들의 복잡 다기한 내용 때문에 중도에 포기해야 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이 책은 「신화 읽기」의 이같은 어려움과 지루함을 극복, 쉽고 재밌게 읽을 수 있도록 독특하게 재구성한 「신화 입문서」다. 저자는 신들도 인간처럼 감정을 지닌 존재라는 기본 생각 아래 현대의 인간을 빗대어 신들의 세계를 보여준다.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비너스)와 지성의 여신 아테나(미네르바)를 영화배우 마릴린 먼로와 그레타 가르보에 비유하고 올림포스 신들의 이기심과 권모술수를 요즘 정치인의 행태와 비교하기도 한다. 기존의 연대기적 서술에서 벗어나 다양한 이야기들을 적절히 끼워넣는 나름대로의 소설적 구성으로 이야기를 재밌고 평이하게 이끌어가고 있다. 오디세우스가 그의 아내에게 재혼을 요구한 1백8명의 구혼자들과 벌이는 결투 장면에 「오디세이아」의 저자 호메로스를 등장시켜 코믹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는 것이 그 한 예다. 또한 너무 복잡하거나 반복되는 이야기들을 교묘히 피하고 그리스 도자기에 새겨진 관련 그림이나 조각상 등을 책 중간에 함께 실어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드니 랭동 지음 윤정임 옮김(솔·8,000원) 프랑스의 여론조사기관 소프레스를 창설한 저자는 고등상업학교에서 기업경영을 강의하고 있다. 집필 동기는 자녀들에게 신들의 이야기를 해주면서 좀더 쉽고 재밌게 신화를 접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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