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PC통신에선]적당주의

  • 입력 1996년 12월 16일 19시 56분


▼ 사회전반 휩쓰는 망국병…모두가 각성을 ▼ 적당히 적당히. 사회 전반에 만연한 적당주의가 이젠 망국병의 지경에 이르렀다. 얼마전 서울시 교통관련 공무원들이 한꺼번에 잡혀 들어갔다. 버스업자들로부터 뇌물을 챙기고 업자요구대로 노선을 조정해 줬다가 들켰다. 시민의 요구를 「적당히」 둘러쳐 업자편을 든 것이다. 예전에는 통하던 뇌물만능 「적당주의」의 표본인 셈이다. 멀쩡해 보이던 「대교(大橋)」 초호화판 백화점이 무너져내리고 도심의 가스가 폭발한 것도 모두 적당주의 때문이다. 공무원들만 뇌물을 챙기고 「복지부동」하지만은 않는다. 정치인들도 적당히 거짓말을 뿌리며 처세에만 몰두한다. 장삿속에만 눈먼 기업인들은 적당히 근로자를 위하는 체한다. 근로자들도 적당히 일하는 시늉이나 하고 월급을 챙긴다. 시민들이라고 뭐가 다르겠는가. 교통법규를 적당히 위반하고 행락길에서 쓰레기도 적당히 버린다. 불의를 보아도 적당히 모른 체한다. 지하철을 타면 젊은 여성 옆에서 적당히 몹쓸 짓도 한다. 더는 내버려둘 일이 아니다. 적당주의를 부추기는 온갖 사회제도를 혁신하자. 엄격한 감시체제와 제재장치도 요구된다. 이젠 모두가 앞장서 완벽주의를 추구해야 한다. 그래야 나라가 바로 선다. (유니텔ID·okw·펄펄) ▼ 대충해도 될 일 있어…「엉터리」와 구분해야 ▼ 무슨 일이든 철저하게 하면 좋다. 그것도 「완벽하게」와 「빨리」 하면 더 좋다. 그러나 이 두가지 조건을 만족시키자면 심각한 갈등에 부딪칠 경우가 흔하다. 그러다 보니 때로는 둘 사이의 적당한 절충이 필요한게 현실이다. 「완성도」와 「납기」를 놓고 한번 따져보자. 완성도는 개인의 성취감이나 공공의 이익 면에서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완벽만 추구하다 시기를 놓쳐서는 곤란하다. 일에 따라서는 납기를 지키는게 더 중요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 시한에 쫓겨 완벽을 포기할 수도 없는 일이다. 그렇다면 보다 현실적인 대안이 요구된다. 어쨌든 갈등은 풀어야 하니까 말이다. 대충해도 될 일을 꼼꼼히 챙기다가 진행만 늦어진다면 비효율적이다. 때로는 완벽하게 할 필요까지 없고 적당히 해도 되는 일이 있다. 제시간에 먹어야 한다면 죽이든 밥이든 상관없을 수도 있다. 완벽하게 할 일이 따로 있고 대충해도 괜찮은 일이 있는 법이다. 결국 이를 구별하는 능력이 있으면 된다. 모두를 완벽하게 할 수는 없는 일이다. 일중독자가 되거나 슈퍼맨 콤플렉스에 빠진다면 서로가 피곤할 뿐이다. 「적당히」와 「엉터리」만 구분한다면 적당한 타협은 필요하다. (유니텔ID·kyk7396·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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