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일가족 17명 탈출 내주초 입국…홍콩서 망명요청

  • 입력 1996년 12월 5일 14시 38분


북한을 탈출해 홍콩에서 한국으로의 망명을 신청한 북한인 金경호씨(62) 일가족은 홍콩당국의 망명절차가 끝나는대로 내주초 서울에 도착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5일 "정부는 金씨 일가족등 북한인 17명에 대한 홍콩당국의 조사가 마무리되는대로 조속한 시일내에 이들이 한국으로 송환될 수 있도록 할 계획 "이라면서 "홍콩당국의 조사가 대략 마무리되고 있는 만큼 월요일(9일)께 이들이 서울에 도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앞서 외무부 徐大源대변인은 "金씨의 부인 崔현실씨(57)는 재미교포 崔영도씨(79)의 딸"이라면서 "金씨 일가족등 북한인 17명이 10월26일 북한을 탈출해 11월23일 홍콩에 밀입국, 한국으로의 귀순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徐대변인은 "이들 탈북자들은 함경북도 회령에 거주중인 金경호 崔현실부부와 이들의 5자녀를 비롯한 가족 16명과, 탈북을 도와준 사회안전부 안전원 崔영호씨등 17명이며, 金씨는 6.25 당시 납북된 사람"이라고 밝히고 "탈북자들 가운데는 1명의 임산부와 5명의 아동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徐대변인은 "이들 17명은 10월26일 중국으로 탈출한후 在美 친지들이 채용한 중국 조선족의 안내를 받아 심천을 경유해 11월23일 홍콩에 밀입국, 현재 홍콩 수용소에 수용중"이라고 말했다. 金씨는 6.25당시 인민군에 강제징집돼 평양에 거주하다 崔씨와 결혼했으나 남한출신이라는 출신성분때문에 중국과의 국경지역인 회령으로 추방됐으며,탈북과정에서 장인인 재미교포 崔영도씨등 친지들의 도움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崔영도씨는 미국 뉴욕의 플러싱에 거주하고 있으며 崔씨의 삼촌 崔田道씨는 서울 중랑구 면목동의 벧엘의원을 경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딸 崔현실씨의 탈북을 성사시키기위해 오랫동안 백방으로 노력해온 崔영도씨는 金씨 일가족의 망명을 도와주기 위해 현재 홍콩에 체류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崔영도씨는 그동안 친지방문차 북한을 몇차례 방문하면서 치밀한 탈출계획을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17명이 서울에 도착하면 남북분단이후 최대 규모의 집단망명으로 기록된다. 북한전문가들은 이번 金씨 일가족 탈북사건은 북한의 식량난이 매우 심각하고 金正日세습체제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의 하나로 볼 수 있다고 분석하면서 올 겨울 두만강이 얼어붙으면 많은 북한주민들이 집단 탈북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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