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젊은이들 노인승객 외면…외국인이 자리양보

  • 입력 1996년 12월 4일 20시 10분


많은 눈이 새벽부터 내린 지난주 토요일, 평소보다 많은 시민들이 지하철을 이용하여 귀가를 서두르고 있었다. 언제나 그렇지만 지하철안은 사람들로 만원이었다. 내가 서 있는 앞자리에 미국인으로 보이는 외국인 남자 한명이 앉아 있었다. 지하철이 한 정류장에 멈추자 보따리를 든 할머니 한분이 인파에 밀려 내가 서 있는 앞쪽으로 들어왔다. 이 광경을 지켜보던 그 외국인은 벌떡 일어서며 『할머니 여기 앉으세요』라고 또렷한 한국말로 자리를 양보했다. 그러자 할머니는 연신 감사하다며 『어떻게 우리나라 말을 그렇게 잘 하시유』하고 물었다. 그 외국인은 자신은 미국인인데 아내가 한국사람이며 한국에 온지 5년이 된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의 유창한 한국말에 복잡한 지하철내는 미소가 흐르기 시작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 눈을 감고 외면하고 있던 주변의 젊은 사람들은 이방인처럼 느껴졌다. 김 영 일(경기 고양시 화정동 달빛마을 214동 180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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