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족집게 과외로 논술 못쓴다

  • 입력 1996년 11월 21일 20시 14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나자 반짝 성행하고 있는 이른바 족집게 논술과외가 논술시험 점수를 올려주리라고 믿는다면 큰 잘못이다.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평상시 교육과정과 거리가 있는 생소한 논술시험을 앞두고 불안해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들의 초조한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 아니나 지금부터라도 차분한 마음으로 어떤 주제를 잡아 분석 평가하고 자기 주장을 하는 실전연습이 중요하다. 급하다고 수백만원짜리 족집게과외를 한다 해도 자칫 돈만 낭비하고 성과는 얻지못할 가능성이 높다. 족집게과외 강사들이 과연 어느 정도의 논술지도능력을 갖고 있는지도 의문이고 경력을 속이는 경우가 흔하다는 것이 교수들의 얘기다. 더욱이 과외에서 배운 천편일률적인 틀과 요령으로 쓰면 논술시험에서 실패하기 십상이다. 논술문제 출제 및 채점에 참가했던 교수들은 한결같이 논리전개능력이나 문장력보다 수험생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를 중시한다고 말한다. 논술을 거창하게 쓰려는 것도 잘못된 자세다. 자신의 생각을 쉬운 문장으로 진솔하게, 그리고 독창적으로 정리해 쓰는 연습을 많이 하는 것이 좋은 점수를 얻는 방법이다. 논술시험에 정답은 없다. 채점자가 고개를 끄덕일 그런 글을 쓰면 된다. 족집게과외에서 미리 예상문제와 정답을 만들어 이것을 무조건 외우는 식으로는 좋은 점수를 기대할 수 없다. 논술능력은 기본적으로 단기간에 습득할 수 있는 게 아니다. 평소 국내외 시사문제와 신문사설 칼럼 등에 관심을 갖고 폭넓은 독서를 하면서 자기 생각을 정리해보는 습관이 필요하다. 논술시험이 40여일 남았지만 아직 시간은 있다. 수험생들은 서둘지 말고 지금부터라도 스스로 시사문제 등에 관해 자기 생각을 차분히 써보는 공부를 하는 것이 좋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