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혼잡통행료 징수 보완책 있어야

  • 입력 1996년 11월 19일 20시 41분


남산 1,3호터널 혼잡통행료를 징수하기 시작한 지 열흘이 됐다. 혼잡통행료 징수로 남산터널의 교통량이 25∼28% 감소하고 통행속도가 종전 시속 23∼25㎞에서 34∼36㎞로 빨라졌을 뿐 아니라 대중교통수단인 지하철과 터널을 통과하는 버스이용 승객이 1.1∼7.8% 늘었다는 것이 서울시 자체 분석이다. 서울시는 혼잡료 징수가 일단 성공적이라고 평가하고 이를 서울시계로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그러나 혼잡통행료 징수가 성공적이라고 평가하기는 아직 이르다. 혼잡통행료 징수는 터널의 교통량만을 줄이자는 것이 아니다. 터널 통행차량이 종전보다 4분의 1가량 감소했다고 해서 도심차량이 줄어든 것은 아니며 우회도로의 혼잡은 예상대로 더욱 극심해졌다. 터널 통행차량도 우회도로에서 밀려드는 차량들과 합류하는 지점의 체증이 심할 때면 꼼짝없이 터널안에 갇히고 만다 ▼혼잡통행료 징수의 근본취지가 주로 자가용 승용차인 「나홀로 차량」의 도심진입을 줄이자는 것인줄은 안다. 그러나 우회도로의 체증이 여전하다면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 또한 이 제도의 성공여부를 제대로 보려면 통행량과 통행속도 등의 단순비교만이 아닌 경제적 효과분석도 뒤따라야 한다. 통행료 징수로 남산터널이 일부 부유층의 전용도로가 되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남산터널 통행료징수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만만치 않은 것은 예상되는 문제점을 소홀히 한채 이를 강행했기 때문이다. 혼잡통행료 실시 이전에 1,3호터널을 지나는 버스의 노선증설과 한남로와 반포로 등 1,3호터널 교통축의 도로 및 교통운영체계 개선이 먼저 이루어졌어야 했다. 또 우회도로의 교통소통 촉진을 위한 신호체계 개편 등은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시민은 혼잡통행료 징수방식의 실험대상이 아니다. 서울시는 하루빨리 보완책을 내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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