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평일 근무시간의 공직자 골프

  • 입력 1996년 10월 31일 20시 22분


그나마 중앙부처공무원이나 지방공무원이 한사람도 없어서 다행이라고나 해야할까. 그러나 교육공무원 정부투자기관임직원 국책은행간부라고 해서 다를 것은 없다. 지난9월 金泳三대통령 중남미순방기간중 이런 공직자 19명이 평일 일과시간에 근무를 이탈, 골프를 치다가 감사원의 암행감찰반에 적발됐다. 어려운 경제사정을 이겨내기 위해 모두가 허리띠를 졸라매자고 정부가 앞장서서 외치는 마당에 일부 공직자들은 이처럼 평일 대낮의 골프장을 버젓이 활보했다. 당시 감사원과 국무총리실은 金대통령 부재중의 공직기강 해이를 막기 위해 공직감찰을 하겠다고 예고, 언론도 이를 크게 보도하기까지 했다. 그런데도 이들은 이것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넋이 나간 것인가, 통이 큰 것인가. 어처구니 없는 일이다. 그러나 이들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암행감찰반이 단속한 곳은 출입자의 신원을 파악할 수 있는 대구와 성남의 군골프장 3곳 뿐이었다. 다른 군 골프장과 일반 민간골프장까지 모두 점검했다면 걸려든 공직자는 훨씬 늘어났을지도 모른다고 감사원 관계자는 말한다. 적발된 19명중 대학교수와 중고교교장 교사 등 교육공무원이 12명으로 가장 많은 것도 한심한 노릇이다. 대학교수가 강의시간 이외에 골프를 좀 친다고 해서 무엇이 나쁘냐고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교육공무원 복무규정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교수는 일과시간중 연구와 학생지도에 골몰해야 옳다. 중고교 교장과 교사가 제 위치를 지켜야함은 더 말할 필요가 없다. 겉은 번지르르 해도 한꺼풀만 벗기면 말도 안되는 속살이 드러나고 마는 공직사회. 이것을 그대로 두고 무엇을 해내겠다는 것인가. 공직사회는 우선 자신들에게 엄격해야 한다. 尹 正 國 <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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