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외채누적 심상치 않다

동아일보 입력 1996-10-29 20:28수정 2009-09-27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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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채가 1천억달러를 넘으면 연 이자만 5조원이 넘는다. 이제 다시 외채 망국론이 나올 처지가 됐다. 지난 6월말현재 총외채가 9백30억달러를 기록, 연내 1천억달러를 돌파하면 우리 경제력은 현저히 약화될 것이다. 아무리 돈을 벌어들여도 외채의 이자를 주고 나면 국내에는 남는 게 별로 없다. 외채는 왜 느는가. 국제수지가 계속 적자를 보이기 때문이다. 적자본 만큼 외국자본으로 메워야 하는 까닭이다. 그런데도 우리수출은 계속 죽을 쑤고 수입은 과소비 열풍과 더불어 그칠 줄을 모른다. 그 결과 외채는 증가한다. 정부는 이 국제수지적자를 당초 경제원리대로, 다시 말해 우리경제의 기본요소인 물가 금리 땅값 노사관계의 안정과 규제완화 등을 통한 기업의 불편해소 등 정통적으로 해결하려 하기보다 원화값이 떨어지면 수출이 늘 것으로 생각, 안이하게 대처해 왔다. 이 때문에 원화값이 계속 크게 떨어졌다. 올들어 7%가량이 절하된 것이다. 원화값이 떨어지면 수출해서 벌어온 달러로 국내에서 더많은 원화를 바꿀 수 있으니 수출업자들이 기를 쓰고 수출을 시도하게 마련이다. 그러한 결과는 시중에 원화값이 달러당 9백원대 이하로 떨어질 수도 있다는 소문만 팽배한 채 수출은 천천히 하려 하고 수입은 빨리 하려하니 더욱 무역수지가 나빠지는 현상을 가져온 것이다. 거기다 최근 일본 엔화값 절하폭이 우리보다 더 커서 문제다. 지금 정책선택의 길은 많지 않다. 시중에서 갖고 있는 환율에 대한 기대심리를 봉쇄해야 한다. 원화의 계속적인 절하로 수출을 늘려 국제수지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면 안된다. 또 금리를 낮추기 위해 상업차관의 도입을 대폭 허용하는 것도 외채누적의 요인이다. 지금은 경제정책이 정도를 걷지 않으면 안된다. 이자율 인하는 당분간 접어두고 물가안정과 국제수지 적자를 줄이는 정공법의 정책선택이 불가피하다. 당분간은 투자활성화보다 긴축기조하의 경제운용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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