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PC통신에선]컴퓨터 펜팔

  • 입력 1996년 10월 15일 06시 37분


▼ 여성 너무 적고 남자만 북적…본래취지 퇴색 ▼ 사이버공간의 펜팔인 컴팔서비스가 오히려 건전한 만남을 해치고 있다. 전자우편 을 이용해 서로 메일을 주고받으며 우정을 나눌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는 온데간데 없다. 여자라면 헐레벌떡하는 줏대없는 남성들과 그런 남자들의 접근을 은근히 즐기 며 우쭐해하는 여성들로 득시글댄다. 누구든 컴팔에 접속해보라. 성별 나이 신체사항 취미 등 검색조건을 입력하고 등 록을 마치면 다음부터가 점입가경이다. 등록자명단 화면을 띄워보면 거의 남성들이 고 여성은 가물에 콩나듯 드문드문 띈다. 남녀구분은 시간문제다. 조회수만 보면 된다. 남성이 올린 글은 종일 가야 10회 이하인 반면 여성의 글은 금방 1백회를 넘어설 정도이니까. 아무리 「폭탄」(「킹카 」의 반대어)인 여성이라도 조회수가 폭주하고 컴팔신청이 쇄도하니 입맛에 따라 마 음껏 남자를 고를 수 있다. 여성만 눈에 띄면 무조건 컴팔신청을 하고보자는 허수아비같은 남성들은 문제다. 부나방처럼 달려드는 수많은 남성들을 보고 마치 공주라도 된듯 착각하며 승낙통지 를 남발하는 여성들의 증세도 심각하기는 마찬가지다. 사람은 동전을 넣고 버튼만 누르면 그냥 떨어지는 종이컵이 아니다. 인간시장을 방불케하는 컴팔서비스는 없애는 게 차라리 낫다. 채팅으로도 충분하다. (나우누리ID·megacity·besths) ▼ 신속-편지 장점…「남초」문제등은 과도기 현상 ▼ 펜팔에 비해 컴팔은 장점이 많다. 편지를 주고받으며 우정을 나눈다는 개념은 같 지만 신속성이나 편리성은 하늘과 땅 만큼이나 차이난다. 우편 대신 PC통신을 이용 해 마음맞는 친구를 사귀자는 얘기인데 뭐가 문제되는가. 실제로 컴팔을 통해 좋은 만남을 계속하고 있는 통신인들도 많다. 남성이 많고 여성이 적은건 당연하다. 통신이용자의 「남초현상」은 누구나 알고 있으며 불평할 사안도 아니다. 여성이용자들이 늘어나는 시점이면 문제는 저절로 해 소된다. 여성에 대한 조회나 컴팔신청이 많다고 해서 남성의 가치가 떨어지지는 않는다. 대화방에서는 인스턴트식 만남이 주류를 이루지만 컴팔은 편지라는 특성이 있어 더욱 진지해진다. 통신에 접속했는데 좋은 친구로부터 편지가 와 있다면 얼마나 기 분좋은 일인가. 더구나 컴팔은 어느날 갑자기 만들어지지도 않았다. 이용자들의 오랜 건의와 요구 에 의해 생겨난 서비스다. 물론 시행초기인데다 서로 보이지 않는다는 특성상 다소 안좋은 모습을 보이기도 하겠다. 하지만 지금은 컴팔이 정착되는 과정에서 거치는 과도기에 불과하다. (나우누리ID·sonata12·하늘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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