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농구 대표팀이 2025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에서 ‘죽음의 조’ 탈출의 청신호를 켰다. 한국은 8일 사우디아라비아 제다 킹 압둘라 스포츠시티 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조별리그 A조 2차전에서 카타르를 97-83으로 꺾었다. 1차전에서 디펜딩챔피언 호주에 36점 차(61-97)로 패했던 한국은 이날 승리로 8강 진출자 결정전에 진출할 수 있는 희망을 이어가게 됐다.
한국 대표팀 ‘에이스’ 이현중(25·나가사키)은 이날 양 팀에서 가장 긴 38분35초를 뛰면서 24점을 올렸다. 특히 경기 종료 3분 5초를 남기고 카타르가 85-80, 5점 차까지 추격해 오자 그 이후에만 8점을 몰아넣는 집중력으로 승리를 지켰다.
유기상(24·LG)도 3쿼터에만 3점슛 4개를 성공시키는 등 3점슛 7개와 함께 총 24득점을 기록했다. 유기상의 외곽포가 터지면서 경기 도중 무릎 통증이 찾아온 여준석(23·시애틀대)은 후반전에 무리해 나서지 않을 수 있었다. 1차전에서 무득점에 그쳤던 여준석은 이날 전반만 뛰고 22점을 올렸다.
투핸드 덩크로 이번 대회 첫 득점을 올린 여준석은 전반에만 자신의 등번호와 같은 22점을 올렸다. FIBA 제공호주전 때는 보여주지 못했던 속공과 외곽포 모두 이날은 살아났다. 한국은 이날 득점의 4분의 1에 가까운 25점을 속공으로 얻었다. 한국은 이날 수비에서도 미국프로농구(NBA) 경력자 브랜든 굿윈을 19점으로 막았다. 굿윈은 1차전 때는 레바논을 상대로 33득점을 기록했었다.
이현중은 경기 후 “굿윈이 왜 NBA 선수였는지 보여주는 플레이를 했다. 하지만 정성우(32·한국가스공사), 박지훈(30·정관장) 형이 코트 끝에서 끝까지 따라다니며 계속 괴롭혀서 실점을 최소화했다. 또 이승현(33·현대모비스), 하윤기(26·KT) 등 빅맨들이 박스아웃에서 좋은 역할을 해줬다”며 “동료들의 이런 움직임 덕에 나도 득점할 수 있었다”고 공을 돌렸다.
양 팀에서 가장 많은 시간인 38분을 넘게 뛰며 4쿼터에만 13득점으로 승부처에서 활약한 이현중. FIBA 제공한국은 레바논, 카타르는 호주전을 남겨둔 가운데 카타르가 먼저 2패를 안으면서 한국은 레바논전 승리 시 호주에 이어 조 2위로 8강 진출 결정전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 16개 팀이 참가하는 이번 대회에서는 4팀씩 한 조로 조별리그를 치른 뒤 각 조 1위가 8강에 직행하고 조 2, 3위는 8강 진출자 결정전을 치른다. 2, 3위 승패가 같을 때는 골 득실로 순위를 가린다.
안준호 감독은 경기 후 “이현중, 여준석이 부활했다. 이정현, 유기상이 자기 몫을 충분히 해줬다”며 “레바논전에서도 우리의 농구를 하면서 주도권을 가져가야 한다. 더 침착하게 레바논전 승리를 준비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안 감독은 여준석의 부상에 대해 “선수 보호차원에서 후반전에 출전시키지 않았다. 레바논전 출전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레바논전은 10일 자정(한국시간)에 열린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