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모델’ 양효진 이어… 이다현, 역대 2호 ‘세트당 1블로킹’ 도전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월 14일 03시 00분


2019년 데뷔 땐 “블로킹이 내 약점”… ‘뱀띠 선배’ 양효진이 노하우 전수
세트당 0.92개-2위 0.77개 큰 격차… 작년 11월엔 ‘한 세트 7개’ 신기록도
현대건설 통합 2연패 ‘이다현 손에’

프로배구 현대건설 미들블로커 이다현은 올 시즌 여자부 블로킹, 속공, 이동공격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KOVO 제공
프로배구 현대건설 미들블로커 이다현은 올 시즌 여자부 블로킹, 속공, 이동공격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KOVO 제공
세트당 1블로킹을 달성할 수 있을까.

후반기 레이스에 돌입한 프로배구 V리그에서 현대건설의 6년차 미들블로커 이다현(24)이 ‘마(魔)의 기록’에 도전한다.

이다현은 13일 현재 세트당 블로킹 0.924개로 여자부 이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2위 GS칼텍스 오세연(0.769개)과 0.15개 이상 차이가 난다. 개인 성적으로 따져도 2021∼2022시즌 0.735개를 뛰어넘는 커리어 하이 기록이다.

여자부에서 세트당 1블로킹은 팀 선배이자 롤모델인 양효진(36)이 2013∼2014시즌 달성한 1.044개가 유일하다. 남자부에서도 2006∼2007시즌 ‘황금 방패’ 방신봉(1.093개·은퇴)만이 보유한 기록이다. 미들블로커는 통상 한 세트에 3∼5차례 블로킹을 시도한다.

국가대표 미들블로커 이다현은 이번 시즌 초반부터 좋은 블로킹 감각을 이어왔다. 지난해 11월 16일 정관장과의 2라운드 경기 1세트에서는 블로킹 7개를 잡아내며 여자부 한 세트 최다 신기록을 세웠다. 1라운드에서 세트당 0.792개를 기록한 이다현은 2, 3라운드에서는 각각 1개로 페이스를 끌어올렸다. 유효 블로킹(자기 팀의 랠리로 연결시킨 블로킹)도 총 149개로 가장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구단별로는 정관장(1.538개), GS칼텍스(1개) 등을 만났을 때 블로킹 기록이 좋다.

블로킹을 시도 중인 이다현. KOVO 제공
블로킹을 시도 중인 이다현. KOVO 제공
2019년 프로에 지명됐을 때만 해도 이다현은 “내 약점은 블로킹”이라고 말했었다. 그런 이다현이 리그를 대표하는 미들블로커로 성장할 수 있었던 건 양효진의 존재가 절대적이었다. 양효진은 블로킹 1위만 12차례 차지한 국내 대표 ‘거미손’이다. 이다현은 양효진의 손 모양, 스텝, 타이밍 등을 하나하나 따라 하면서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뱀띠’ 양효진 역시 띠동갑 후배에게 자신의 노하우를 아낌없이 가르쳐주고 있다.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은 “이다현은 꾸준히 배구를 연구하는 선수”라며 “(상대적으로 키가 작은) 세터와 나란히 서야 하는 팀 포메이션에도 불구하고 자신만의 블로킹 노하우를 잘 만들어 가고 있다”고 칭찬했다. 블로킹에서의 활약은 좋은 공격 흐름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이다현은 이날 현재 속공(성공률 50.64%)과 이동공격(56.25%)에서도 선두를 달리고 있다. 성적만으로 보면 명실상부 V리그를 대표하는 미들블로커다.

정규리그, 챔피언결정전 통합우승 2연패에 도전하는 현대건설로서도 이다현의 활약이 중요하다. 1위 흥국생명을 승점 2차로 추격 중인 2위 현대건설은 이다현이 상대 공격수들에게 ‘통곡의 벽’이 될수록 통합우승으로 가는 길이 가까워진다.

올 시즌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 이다현은 지난 시즌 뒤 도전했다 무산됐던 해외 진출에 대한 꿈도 여전히 꾸고 있다.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등 국제대회에 출전하며 해외 진출 의지를 키워온 이다현은 “여자 배구 대표팀의 경쟁력을 위해서도 선수들이 다양한 리그를 경험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초등학교 3학년 때 필리핀으로 영어 유학을 다녀온 이다현은 국제대회에서 대표팀 인터뷰를 도맡을 정도로 영어에도 능통하다. 이다현의 남동생 이준영(21)도 지난해 KB손해보험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해 둘은 ‘배구 남매’로도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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