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차명석 단장 “만난 김에 계약하자”…FA 임찬규 “도장을 집에 두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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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12월 8일 14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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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 임찬규가 8일 오전 서울 강남구 호텔 리베라 청담 베르사이유홀에서 열린 ‘2023 뉴트리디데이 일구상’ 시상식에서 최고 투수상을 수상 후 무대에 올라온 차명석 단장의 축하를 받고 있다. 2023.12.8 뉴스1
LG 트윈스 임찬규가 8일 오전 서울 강남구 호텔 리베라 청담 베르사이유홀에서 열린 ‘2023 뉴트리디데이 일구상’ 시상식에서 최고 투수상을 수상 후 무대에 올라온 차명석 단장의 축하를 받고 있다. 2023.12.8 뉴스1
“홈 120만 관중 돌파와 29년 만에 통합 우승도 어려웠지만 프리에이전트(FA) 임찬규와 계약이 가장 어렵다. 여기까지 온 김에 도장을 찍고 가자.”

8일 2023 뉴트리디데이 일구상 시상식에 참석한 차명석 LG 트윈스 단장은 프런트상을 수상하러 단상에 오른 뒤 지근거리에 앉아있는 임찬규를 향해 의미심장한 말을 꺼냈다. 이에 임찬규는 “도장을 집에 두고 왔다”고 재치 있는 답변으로 차 단장의 ‘돌직구’를 피했다.

LG는 지난달 13일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KT 위즈를 꺾고 시리즈 전적 4승1패로 통합 우승을 일궜다. 염경엽 감독은 올해 우승을 기점으로 향후 ‘LG 왕조 시대’를 열겠다고 포부를 밝혔지만, FA 시장의 문이 열린 뒤 LG는 조용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FA를 신청한 임찬규와 함덕주, 김민성 등 주축 선수들과의 협상은 진전이 없다. 여기에 마무리 투수 고우석은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 입찰)을 통해 메이저리그(MLB)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 선발진 약한 LG로선 임찬규를 꼭 붙잡아야 하는 상황이다. 임찬규는 올 시즌 30경기에 등판해 14승3패에 평균자책점 3.42를 기록, 토종 에이스로 맹활약을 펼쳤다. 임찬규가 기록한 14승은 올 시즌 국내 투수 최다승 기록이다.

임찬규를 잔류시키기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는 차 단장은 “지금은 (구단과 선수의) 갑을 관계가 바뀌어서 임찬규에게 통사정을 해야 한다. 잘 부탁드린다”며 “취재진 여러분도 가시지 말고, (임찬규와 계약 발표를) 알릴 테니 기다려 달라”고 능청스럽게 말했다. 농담 섞인 발언이지만, 그만큼 LG에 임찬규가 필요하다는 것을 간곡하게 전달했다.

다만 LG와 임찬규가 이날 계약서에 도장을 찍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현재 해외에 있는 임찬규의 에이전트가 귀국한 뒤에야 협상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임찬규는 “아직은 큰 이야기가 오가지 않았다. 에이전트가 한 번 차 단장님을 만났을 뿐이다. 그 뒤에 에이전트가 전화로 (LG 구단과) 통화한 것이 전부”라며 “곧 에이전트가 입국할 텐데 그때부터 진행될 것 같다”고 말했다.
LG 트윈스 임찬규가 8일 오전 서울 강남구 호텔 리베라 청담 베르사이유홀에서 열린 ‘2023 뉴트리디데이 일구상’ 시상식에서 최고 투수상을 수상 후 소감을 말하고 있다. 2023.12.8 뉴스1
LG 트윈스 임찬규가 8일 오전 서울 강남구 호텔 리베라 청담 베르사이유홀에서 열린 ‘2023 뉴트리디데이 일구상’ 시상식에서 최고 투수상을 수상 후 소감을 말하고 있다. 2023.12.8 뉴스1

LG와 임찬규 측의 협상 분위기가 나쁘지는 않다. LG도 임찬규를 최대한 대우해주겠다는 계획이다. 프랜차이즈 스타인 임찬규 역시 LG에 대한 애정이 크다.

임찬규는 “단장님께서 저와 협상 자체가 어려운 것이 아니라 제 가치에 대한 측정을 하기가 어렵다고 말씀하신 것으로 보인다. 저를 존중해주시고 있는데 그런 부분이 정말 감사하다.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밝혔듯 계약을 빨리 끝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일이 잘 될 것이라 생각한다”며 “다음 주 안으로 무슨 일이 발생하지 않을까”라고 올해 안으로 협상을 끝낼 것을 시사했다.

LG 구단과 감독, 동료들로부터 팀에 꼭 남아달라는 요청을 받고 있는 임찬규는 “너무 행복하다”며 웃어보였다. 그는 “구단, 단장님, 감독님, 코치님은 물론 동료들까지 내가 남아주기를 바란다는 것이 내게 너무 큰 행복이다. 13년 동안 LG에서 잘 지냈다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지금도 통합 우승의 여운이 가시지 않았다는 임찬규는 내년, 내후년에도 우승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당연히 그 우승의 기쁨을 계속 누리고 싶은 팀은 LG다.

끝으로 임찬규는 “한 시즌만 반짝 하는 것이 아니라 꾸준하게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재충전의 시간을 보낸 그는 더 높이 비상하기 위해 곧 다음 시즌 준비에 돌입할 예정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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