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장 아시아쿼터 외인 메가가 17일 열린 IBK기업은행과의 경기에서 스파이크를 때리고 있다. (KOVO 제공)
머리엔 히잡을 두르고 유니폼 안엔 팔과 다리를 가리기 위한 토시도 착용했다. 국내 스포츠무대에선 좀처럼 볼 수 없었던 모습이라 기본적으로 시선이 향했는데 실력도 뛰어나니 더더욱 도드라졌다. V리그 여자부 정관장의 아시아쿼터 외국인선수 메가왓티 퍼티위(등록명 메가)의 이야기다.
메가는 17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2023-24 도드람 V리그 여자부 IBK기업은행과의 경기에서 팀의 3-0(25-15 25-15 25-23) 완승을 이끌었다.
이날 메가는 양 팀 최다인 21점을 기록하며 또 다른 외인 지오바나 밀라나(등록명 지아·18점)와 공격을 이끌었다.
185㎝의 높은 신장을 자랑하는 메가는 높은 타점을 잘 살려내며 47.37%의 높은 공격 성공률을 보였다. 백어택도 3개, 서브득점도 2개나 기록하는 등 ‘전천후 공격수’로 활약했다.
특히 2세트는 ‘원맨쇼’를 펼쳐보였다. 25점 중 홀로 12점을 쏟아부으며 코트를 지배했다.
정관장은 올 시즌 초반 주포 이소영이 빠진 채로 경기를 치러야한다. 이소영은 어깨 수술 후 재활 중이다.
정관장의 메가가 17일 열린 IBK기업은행전에서 동료 노란과 손뼉을 마주치며 기뻐하고 있다. (KOVO 제공)아포짓 스파이커인 메가는 이소영과 포지션은 다르지만 공격력에서만큼은 확실하게 이소영의 공백을 메웠다. 첫 경기에서의 임팩트로만 본다면 이소영 이상의 존재감을 발휘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올 시즌 처음 시행된 아시아쿼터 드래프트에서 전체 3순위로 정관장의 지명을 받았다. 그는 남녀 14명의 아시아쿼터 외인 중 유일한 인도네시아 출신 선수로, 무슬림이기도 하다.
그는 이슬람교의 관습에 따라 히잡을 머리에 두르고 경기에 임한다. 민소매에 짧은 반바지의 유니폼 안엔 팔 다리를 모두 덮는 토시도 착용했다. 얼굴과 손 이외엔 맨살을 전혀 드러내지 않았다.
사실 이날 경기 전 주목을 받았던 이는 IBK기업은행의 ‘아시아 최고 세터’ 폰푼 게드파르드였다. 하지만 폰푼은 아직 동료들과 호흡이 완전하지 않은 모습이었고, 오히려 메가가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만일 메가에게 주목을 했다면 그 이유는 히잡을 두른 생경한 모습 때문이었을 터. 하지만 막상 경기가 진행되자 메가의 겉모습보다는 실력에 더 주목을 할 수밖에 없었다.
아직 한 경기만을 치렀을 뿐이지만 메가의 데뷔전은 강렬했다. 이같은 모습이 계속된다면 정관장은 외인 두 명을 쓰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메가는 리그 판도를 뒤흔드는 ‘특급 조커’가 될 조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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