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단비의 당부 “저는 일본에 역전당했지만…후배들은 다시 이겨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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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10월 4일 08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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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단비가 3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농구 준결승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패스할 곳을 찾고 있다. 2023.10.3/뉴스1
김단비가 3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농구 준결승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패스할 곳을 찾고 있다. 2023.10.3/뉴스1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끝으로 태극마크를 반납하는 김단비(33·우리은행)는 마지막 한일전에서 절친한 상대 선수들로부터 국가대표 은퇴 기념 꽃다발 선물을 받았다.

좋은 추억만 쌓은 것은 아니다. 여자 농구대표팀은 참담한 패배를 당했고, 다시 한 번 일본 농구에 뒤처진 한국 농구의 현주소를 확인했다.

김단비는 3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여자 농구 4강 일본과의 경기에서 58-81로 패한 뒤 “모두 열심히 뛰어준 선수들에게 고맙다. 주장인 내가 많이 부족해서 준결승전에서 졌다”고 자책했다.

김단비는 이 경기에서 34분22초를 뛰며 11점 6리바운드 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박지수(18점 9리바운드), 박지현(13점 6리바운드)과 함께 분전했지만 일본에 일방적으로 밀리며 23점 차 대패를 당했다.

치욕스러운 패배였지만 이것이 두 팀의 수준 차였다. 일본은 2020 도쿄 올림픽 준우승을 차지한 강호로, 한국보다 객관적 전력에서 크게 앞서 있다. 일본보다 앞서 있던 한국 여자 농구는 10여 년 전부터 추월을 당했고 그 거리는 점점 벌어지고 있다.

김단비가 3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농구 준결승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2023.10.3/뉴스1
김단비가 3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농구 준결승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2023.10.3/뉴스1
국가대표로서 마지막 한일전을 끝낸 김단비는 정체돼 있는 한국 여자 농구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선수들도 알아야 할 것이 우리나라에서 농구를 잘한다고 해서 최고가 아니다. 나도 ‘이 정도 하면 되겠지’라고 안일하게 생각하다 정체됐다. 그리고 대표팀에서 좋은 모습도 보여드리지 못했다”며 “후배들은 나처럼 정체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단비는 유니폼을 벗는 날까지 끊임없이 배우고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연봉을 많이 받고 에이스 대우를 받는다고 해서 최고는 아니다”라며 “나도 (한때) 내가 최고라고 생각했는데 최고가 아니었다. 그래서 더 배우기 위해 오랫동안 뛰었던 팀(신한은행)을 떠나 우리은행으로 이적했다. 위성우 감독께 많이 배우는 중이다. 나이가 있지만 은퇴하는 그 날까지 배우고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본 대표팀과 차이가 크다고 했다. 김단비는 “친분 있는 일본 선수들에게 물어보니 ‘경쟁이 치열해 평소 운동할 때 너무 힘들다. 경기를 뛰는 것이 더 쉽다’라고 말하더라. 항상 그런 경쟁을 이겨내고 대표팀에서 뛰어온 선수들”이라고 전했다.

이어 “저는 일본을 이길 때도 뛰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역전을 당한 선수”라며 “후배들이 계속 발전하고 노력해서 다시 일본을 이길 수 있는 국가대표가 되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29일 오후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농구 조별리그 C조 2차전 대한민국과 북한의 경기에서 김단비가 슛을 하고 있다. 2023.9.29/뉴스1
29일 오후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농구 조별리그 C조 2차전 대한민국과 북한의 경기에서 김단비가 슛을 하고 있다. 2023.9.29/뉴스1
일본처럼 여자 농구 발전을 위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역설한 김단비는 “우리도 (국제대회로 격상된) 박신자컵을 통해 일본 선수들과 상대할 기회가 늘었다. 보다 투자를 해서 그런 경험을 쌓을 기회가 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선수들이 서로 경쟁해서 부딪치고 발전하려고 노력한다면 국제대회에서 저보다 훨씬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오는 5일 오후 5시(한국시간) 북한과 대회 동메달 결정전을 치른다. 김단비는 북한을 이기고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는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고 국가대표를 은퇴하는 언니들을 봤다. 나도 언젠가 저렇게 국가대표 은퇴를 하고 싶다는 소망을 품었다. 비록 금메달을 딸 수 없게 됐지만 마지막 경기를 반드시 이겨 동메달을 목에 걸고 싶다”고 다짐했다.

(항저우(중국)=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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