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호주 잡아야 8강길 편안… “한국시리즈 7차전처럼 승부”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3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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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두 대회 첫 경기 져 조기 탈락
이강철 “절대강자와 싸우는 마음”
선발투수 뺀 전원에 등판 대기령
호주, 196cm 올로클린 선발예고

“한국시리즈 7차전과 같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야구 대표팀의 에이스인 김광현은 9일 낮 12시 일본 도쿄돔에서 열리는 호주와의 조별리그 첫 경기를 하루 앞둔 선수단 분위기를 이렇게 전했다. 이강철 대표팀 감독은 선발 투수를 제외한 투수 전원에게 호주전 등판 대기를 지시했다. 소속팀 SSG와 주요 국제대회에서 주로 선발로 나섰던 김광현도 불펜에서 대기한다. 김광현은 8일 “한국시리즈 때도 결정적인 순간 구원 등판한 적이 있다. 호주전도 그 정도로 중요한 경기다. 혼신의 힘을 다해 던질 것”이라고 했다.

● 호주 넘어야 일본도 있다

김하성 “ML 수비법 알려줄게” 강백호에 조언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대표팀 유격수 김하성(왼쪽)이 호주와의
 조별리그 첫 경기를 하루 앞둔 8일 일본 도쿄돔에서 진행된 훈련 때 후배 강백호에게 내야 수비 방법에 대해 조언하고 있다. 
김하성은 1루수 미트를 낀 강백호에게 원바운드, 투바운드로 공을 던져주면서 까다로운 포구 훈련을 도왔다. 지명타자로 나설 가능성이
 높은 강백호는 백업 1루수 출전도 준비하고 있다. 도쿄=뉴스1
김하성 “ML 수비법 알려줄게” 강백호에 조언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대표팀 유격수 김하성(왼쪽)이 호주와의 조별리그 첫 경기를 하루 앞둔 8일 일본 도쿄돔에서 진행된 훈련 때 후배 강백호에게 내야 수비 방법에 대해 조언하고 있다. 김하성은 1루수 미트를 낀 강백호에게 원바운드, 투바운드로 공을 던져주면서 까다로운 포구 훈련을 도왔다. 지명타자로 나설 가능성이 높은 강백호는 백업 1루수 출전도 준비하고 있다. 도쿄=뉴스1
한국이 지난 두 차례(2013, 2017년) WBC에서 모두 1라운드 탈락한 가장 큰 이유는 첫 경기에서 졌기 때문이다. 2013년 네덜란드에 0-5로 완패했고 2017년엔 이스라엘에 1-2로 졌다. 두 번 모두 한 수 아래로 평가됐던 팀에 일격을 당하면서 다음 라운드 진출에 실패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한국은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 모든 초점을 호주에 맞춰 준비해 왔다. 10번째 국제대회 출전인 주장 김현수(LG)는 “첫 경기에는 각 팀에서 가장 좋은 선수들이 나온다. 더욱 신경 써서 호주를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감독 역시 “호주가 약팀이라는 평가가 있지만 야구는 모르는 것이다. 절대 강자와 싸운다는 마음으로 임할 것”이라고 했다. 한국 야구는 프로 선수들이 국제대회에 출전하기 시작한 1998년 이후 호주를 상대로 8승 3패를 기록 중이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예선부터 2007년 대만에서 열린 야구 월드컵까지 3연패를 당했고 이후로 8연승했다.

호주전 다음 날인 10일에는 일본전이 열린다. 이 감독은 “그동안 말을 아꼈지만 한일전의 무게감은 나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느끼고 있다”며 “호주를 이겨야 일본을 편하게 상대할 수 있다”고 했다.

● 호주, 싱글A 왼손 선발 깜짝 예고

한국-호주전 선발투수 왼쪽부터 고영표, 잭 올로클린
한국-호주전 선발투수 왼쪽부터 고영표, 잭 올로클린
이 감독은 사이드암 투수 고영표(KT)를 호주전 선발로 내정했지만 8일 오후 기자회견에서는 선발 투수를 발표하지 않았다. 마지막까지 방심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데이브 닐슨 호주 감독은 장신 왼손 투수 잭 올로클린을 한국전 선발로 예고했다. 키 196cm의 올로클린은 지난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디트로이트 산하 마이너리그팀 웨스턴 미시간(하이 싱글A)에서 2승 1패, 평균자책점 4.01을 기록한 무명에 가까운 투수다. 겨울에는 호주프로야구리그(ABL) 애들레이드에서 7경기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3.27의 기록을 남겼다.

“반갑다, 한화 서폴드” 2019년부터 2년간 한국 프로야구 한화에서 뛰었던 워릭 소폴드(앞쪽 공 던지는 선수·KBO
 등록명 서폴드) 등 호주 대표팀 투수들이 8일 일본 도쿄돔에서 수비 훈련을 하고 있다. 당초 한국전 선발로 예상됐던 소폴드는 
불펜에서 대기한다. 도쿄=뉴시스
“반갑다, 한화 서폴드” 2019년부터 2년간 한국 프로야구 한화에서 뛰었던 워릭 소폴드(앞쪽 공 던지는 선수·KBO 등록명 서폴드) 등 호주 대표팀 투수들이 8일 일본 도쿄돔에서 수비 훈련을 하고 있다. 당초 한국전 선발로 예상됐던 소폴드는 불펜에서 대기한다. 도쿄=뉴시스
한국 프로야구 한화에서 두 시즌을 뛴 오른손 투수 워릭 소폴드(한국 프로야구 등록명 서폴드)는 불펜에서 대기한다. 호주 야구를 잘 아는 구대성 전 질롱코리아 감독은 “호주 투수들이 끝에서 휘는 컷 패스트볼 계열의 공을 대체로 잘 던진다. 우리 타자들이 몸쪽으로 휘어 들어오는 공을 노려 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호주 야수진 중에서는 MLB LA 에인절스에서 뛰었던 에런 화이트필드가 경계 대상이다. 홈런 타자는 아니지만 정확한 타격과 빠른 발이 장점이다.

한국 대표팀은 일찍부터 전력 분석에 돌입해 호주 선수들의 성향을 파악하고 있다. 김현수는 “호주 선수 영상을 너무 많이 봐서 익숙하다”고 했다. 김광현은 “호주 타자들은 빠른 공에 방망이가 잘 나오더라. 변화구 구사가 관건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도쿄=이헌재 기자 uni@donga.com


#8강#한국 시리즈#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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