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케, 나란히 2골씩… 서울에서도 역시 ‘환상 짝꿍’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7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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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팀 K리그에 6-3 승리
케인, 예리한 중거리포 ‘명불허전’… PK 뒤 ‘찰칵 세리머니’ 손흥민도
돌파-크로스에 드물게 헤딩슛까지… 수준 높은 플레이 6만 관중 열광
콘테 “공항 이어 열렬한 응원 놀라”… 김상식 “월드클래스 경기력 실감”

손흥민(토트넘)이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토트넘과 팀 K리그의 친선경기에서 후반 40분 자신의 두 번째 골을 성공시킨 뒤
 기뻐하고 있다(왼쪽 사진). 앞서 후반 23분 페널티킥을 성공시킨 뒤 페널티킥을 양보해준 해리 케인(오른쪽 사진 오른쪽)과 함께
 기뻐하고 있는 손흥민. 뉴스1
손흥민(토트넘)이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토트넘과 팀 K리그의 친선경기에서 후반 40분 자신의 두 번째 골을 성공시킨 뒤 기뻐하고 있다(왼쪽 사진). 앞서 후반 23분 페널티킥을 성공시킨 뒤 페널티킥을 양보해준 해리 케인(오른쪽 사진 오른쪽)과 함께 기뻐하고 있는 손흥민. 뉴스1
소문난 잔치에 볼 것도 풍성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축구 무대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과 K리그1 올스타로 구성된 팀 K리그가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친선경기를 가졌다. 친선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양 팀 선수들은 거친 몸싸움도 주저하지 않으며 최선을 다해 진지하게 경기했다. 이날 9골을 주고받은 가운데 토트넘이 6-3으로 이겼다.

폭우가 쏟아지는 가운데 경기 시작 2시간 전부터 관중석이 가득 차기 시작했다. 우비를 입은 6만4000여 관중은 전광판에 토트넘과 팀 K리그 선수들의 모습이 나타나자 환호를 보냈다.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린 토트넘의 손흥민이 전반전 도중 벤치에 앉아 있는 모습이 전광판에 나오자 관중석에서 커다란 함성이 터졌다.

2021∼2022시즌을 마치고 50여 일 만에 실전에 나선 토트넘은 전반 초반부터 팀 K리그를 압박했다. 주도권을 잡은 토트넘은 전반 30분 에릭 다이어의 선제골로 앞서나갔다. 한국 축구대표팀 공격수 조규성(김천)은 전반 추가 시간 동점골을 터뜨리며 균형을 맞췄다.

경기 전 선수 개인당 45분의 출전 시간을 배려하겠다고 한 안토니오 콘테 토트넘 감독은 경기 집중력을 높이고 한국 팬들을 배려한 듯 손흥민과 해리 케인을 후반 초반에 투입했다. 두 선수는 EPL 최고 콤비답게 절묘한 호흡으로 팀 K리그 수비를 흔들었다.

케인은 후반 2분 날카로운 크로스로 팀 K리그의 자책골을 유도했고, 5분 뒤 왼발 중거리포로 프리시즌 첫 골을 넣었다. 팀 K리그 라스(수원FC)의 골로 2-2가 되자 손흥민이 나섰다. 손흥민은 후반 23분 페널티킥을 성공시킨 뒤 국내에서 처음으로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찰칵 세리머니’를 펼쳤다. 손흥민은 경기 뒤 “페널티킥을 차지 않으려고 했는데 케인이 공을 던져주며 나한테 차라고 해서 찼다. 선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몸이 풀린 손흥민은 빠른 스피드를 이용한 돌파와 정확한 크로스, 보기 힘든 헤딩 슈팅까지 국내 팬들 앞에서 선보였다. 손흥민이 문전에서 공을 잡으면 많은 관중이 휴대전화 카메라로 그의 모습을 담기에 바빴다. 손흥민과 케인은 이후 한 골씩 추가하며 관중의 함성에 보답했다.

화끈한 경기 내용만큼 관중의 호응도 뜨거웠다. 관중은 팀 K리그와 토트넘을 구분하지 않고 선수들이 수준 높은 장면을 보여줄 때마다 아낌없이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우리 팀’ 없이 양 팀 모두를 응원했다. 전광판에 손흥민과 콘테 감독의 모습이 비칠 때마다 관중은 큰 함성을 질렀다. 진지한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바라보다 함성이 자신에게 향하고 있다는 걸 의식한 콘테 감독이 환하게 웃으며 손을 흔들기도 했다.

경기가 끝난 뒤 케인, 손흥민 등 토트넘 선수들은 경기장을 한 바퀴 돌며 관중에게 인사했다. 손흥민은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국내에서 처음 뛰었다. 많은 응원에 감사드린다”며 “한국 사람으로서 정말 자랑스럽고 소속팀 토트넘을 사랑해줘서 동료들이 감사하다고 전해달라고 했다. 응원을 잊지 않고 이번 시즌 좋은 경기력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콘테 감독은 “좋은 경기를 펼친 것 같다. 선수들에게 분위기를 즐기라고 했는데 헌신적으로 나서줘서 만족스럽다. 공항 환대도 놀라웠는데 경기장에서의 응원도 만족스럽고 놀라웠다. 팀 K리그 매우 좋은 팀이다”라고 말했다.

팀 K리그 사령탑인 김상식 전북 감독은 “손흥민, 케인 모두 세계적인 선수라 클래스가 달랐다. 몸싸움, 볼터치 능력 등에서 (선수들이) 느낀 것이 많지 않을까 싶다”고 평가했다. 이어 “비록 이기지 못했지만 선수들 모두 특별한 경험을 한 것 같다. 축구를 좋아하는 팬들, 토트넘을 좋아하는 팬들, 손흥민을 좋아하는 팬들, K리그를 좋아하는 팬들을 위한 특별한 추억이 된 것 같다. 선수들 모두 최선을 다해서 기쁘다”고 했다.

토트넘은 16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스페인 명문 클럽 세비야와 친선경기를 치른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손흥민#토트넘#k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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