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등권 헤매던 인천의 변신… “울산 잡고 선두 돼볼까”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4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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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부터 6년간 감독 9명 거쳐 막판 1부 잔류로 ‘생존왕’ 별명도
용병술 빛난 조성환 감독 3시즌째 직접 꾸린 스리백으로 실점 줄이고
골잡이 무고사 7골 활약에 2위 행진

전체 일정의 4분의 1가량을 소화한 올 시즌 프로축구 K리그1(1부 리그)에서 낯선 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해마다 시즌 막판이면 리그 최하위권으로 처져 2부 리그 강등을 걱정해야 했던 시민구단 인천이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 그동안 인천은 시즌 막판에 결국은 강등을 면하고 1부 리그에 살아남아 ‘생존왕’이라는 닉네임까지 따라붙은 팀이다.

인천은 올 시즌 9라운드까지 마친 12일 현재 5승 3무 1패(승점 18)로 울산(승점 23·7승 2무)에 이어 2위다. 지난해까지 최근 5시즌의 같은 기간 성적과 비교하면 같은 팀이 맞나 싶을 정도다. 9라운드 종료 시점을 기준으로 인천은 2017년과 2020년 꼴찌인 12위로 떨어지는 등 10위 안에 든 적이 한 번도 없다. 2020시즌엔 9경기 2무 7패로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하지만 올 시즌엔 달라졌다. 9경기에서 10골을 넣고 6골만 내주면서 공격과 수비가 모두 안정적인 전력을 보이고 있다. 6실점은 1위인 울산(5실점)에 이어 두 번째로 적다. 공격에선 몬테네그로 국가대표 출신의 공격수 무고사의 활약이 돋보인다. 무고사는 9경기에서 7골을 넣으며 조규성(김천)과 득점 공동 1위에 올라 있다. 무고사는 지난 시즌엔 20경기에서 9골을 넣는 데 그쳤는데 지금과 같은 득점 페이스라면 2018시즌에 기록한 한 시즌 개인 최다 골(19골)도 충분히 노려볼 만하다. 인천은 중동 리그에서 뛰다 이번 시즌 개막을 앞두고 합류한 국가대표 미드필더 출신의 이명주와 서울에서 이적한 여름이 중원을 견고하게 만들었다.

조성환 감독
조성환 감독
수비에서는 조성환 감독이 뿌리를 내린 스리백이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2020년 8월 인천 지휘봉을 잡은 조 감독은 지난해 전북에서 오반석을, 부산에서 강민수를 데려왔다. 여기에 K3리그(3부 리그) 부산교통공사에서 미드필더 이강현을 영입해 중앙 수비수를 맡겼다. 호주 출신의 ‘장신(190cm) 센터백’ 델브리지를 영입해 골문 앞 공중 방어력도 높였다.

인천은 2015년부터 2020년까지 거쳐 간 감독만 9명이다. 팀 성적이 늘 바닥을 치면서 사령탑 교체가 잦았던 것이다. 하지만 인천은 팀의 장기적인 전력 안정화를 위해 세 시즌째 지휘봉을 잡고 있는 조 감독과 이달 초 2024년까지 재계약했다. 조 감독은 “인천의 목표는 이제 더 이상 1부 리그 잔류가 아니다”라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하겠다”고 했다. 내년 챔피언스리그에 나가려면 K리그1 3위 안에 들어야 한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프로축구#인천#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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