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라테스로 몸 만들고 새 3점 슛 폼도 찾았죠”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3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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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리어하이 시즌 맞은 SK 안영준
“NBA 경기중 슛 동작 눈에 들어와 팔펴는 동작이 나랑 잘맞아 연습”
5경기서 3점슛 성공률 52.5% 보여… 올시즌 경기수 5시즌째 가장 많아

“타운스의 슛 폼이 저와 잘 맞더라고요(웃음).”

최근 5경기에서 경기당 4.2개, 성공률 52.5%의 신들린 3점슛을 선보인 프로농구 SK의 포워드 안영준(27·196cm·사진)에게 비결을 묻자 엉뚱한 대답이 돌아왔다. 안영준이 말한 칼앤서니 타운스(27·213cm)는 미국프로농구(NBA) 미네소타의 에이스지만 슈터라기보다 센터이기 때문이다.

타운스의 ‘디테일’을 들여다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평균 리바운드 9.9개로 골밑을 든든히 책임지는 타운스는 경기당 5개의 3점슛을 던져 2개를 성공(성공률 40.8%)시키는 등 손끝이 슈터 못지않다. 안영준은 17일 동아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예전에는 슛을 던질 때 점프와 동시에 팔이 올라갔다. NBA 올스타전 3점슛 콘테스트에서 타운스의 모습을 흥미롭게 보다가 무릎을 굽히고 펴면서 자연스럽게 팔이 올라가는 타운스의 슛 동작을 보고 연습했는데 나와 정말 잘 맞았다”고 설명했다.

농구 경기에서 슈터의 3점슛 성공률이 50%만 돼도 상대 수비수는 맥이 풀린다고 한다. 김선형(가드), 자밀 워니(센터)가 5일 LG전에서 부상으로 이탈한 선두 SK는 이후 5경기에서 공포의 3점슛을 펑펑 꽂아대며 평균 21점을 책임진 그의 활약 덕에 3승 2패로 선방했다. 2위 KT와의 승차는 5.5경기로 정규리그 자력우승에 2승만 남겨뒀다.

최근 모습도 인상적이지만 2017∼2018시즌에 데뷔해 5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는 그는 올 시즌 평균 14.4점으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고 있다. 득점뿐 아니라 3점슛 성공(1.7개) 및 성공률(38.5%), 도움(2.2개), 스틸(1.4개) 등 모두 데뷔 후 최고다. 그는 “시즌 전에 필라테스를 따로 찾아가서 배웠고 운동 후 회복, 스트레칭, 재활훈련 등 몸 관리에 집중한 게 주효한 것 같다”고 말했다.

꼼꼼한 몸 관리는 기록 외적으로도 좋은 영향을 주고 있다. 데뷔 후 처음으로 그는 부상 없이 시즌을 치르고 있다. 데뷔 시즌 ‘42경기’가 이전까지 한 시즌 최다 출전이었지만 올 시즌 팀의 전 경기(17일 현재 48경기)에 나서며 이를 넘어섰다. 그는 “과거에는 승부욕이 앞서 무리한 동작을 하다가 부상을 당했다. 사실 부상 없이 뛰는 게 가장 기쁘다”고 했다.

올 시즌 뒤 그는 군 입대로 잠시 코트를 떠난다. ‘입대 전 우승’이 남은 시즌의 목표다. 챔피언결정전 우승은 데뷔 첫해 이후 4년 동안 경험하지 못했다. 입대 전 우승이라는 목표는 그의 대학(연세대) 동기이자 최우수선수(MVP) 출신인 허훈(27·KT)과 겹친다. 그는 “(생애 한 번뿐인) 신인왕도 내가 가져갔다. 올 시즌 우승도 내가 가져가야 할 것 같다”며 웃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프로농구#sk#안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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