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조심해라”…러 피겨스타 도핑 의혹 보도한 기자들, 살해위협받아

  • 동아닷컴
  • 입력 2022년 2월 12일 18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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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피겨스케이팅 국가대표 선수 카밀라 발리예바를 둘러싼 도핑 의혹을 처음 보도한 기자들이 살해 위협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11일(현지 시간) 온라인 매체 인사이드더게임즈 소속 덩컨 매카이와 마이클 파비트 기자는 지난 9일 발리예바가 베이징동계올림픽 개막 전 진행한 도핑 검사에서 문제가 있다며 단독 보도한 바 있다.

이에 러시아 당국은 거짓말이라며 분노했고, 인터넷상에선 기자들을 향한 비난 글이 쇄도했다. 특히 매카이 기자는 살해 위협 등 심각한 욕설에 시달리고 있다며 파비트 기자가 가디언을 통해 전했다.

매카이 기자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당신이 마시는 차에서 새로운 물질이 발견되면 이미 당신은 양성일 것’이라는 살해 위협을 받았다며 두려움을 토로했다. 이는 지난 2006년 11월 런던의 밀레니엄 호텔에서 방사성 물질인 폴로늄이 섞인 차를 마시고 급사한 러시아의 반체제 인사 리트비넨코 사건에 빗댄 것이다.

온라인 매체 인사이드더게임즈 소속 덩컨 매카이 기자트위터 캡처
온라인 매체 인사이드더게임즈 소속 덩컨 매카이 기자트위터 캡처

파비트 기자는 베이징의 미디어 센터에서 러시아 기자들과 마주쳤을 당시를 설명하기도 했다. 파비트 기자는 “영국의 한 기자가 발리예바에게 약물 복용을 했는지를 묻자 베이징의 미디어 센터에서 러시아 기자들이 그를 둘러싼 채 15세 아이에게 부적절한 질문이라고 몰아붙였다”고 했다.

이 소식이 러시아 매체를 통해 전해지며 기자에게 “러시아 기자들이 너를 갈기갈기 찢을 수 있다”는 협박이 전달됐다고 한다.

한편 발리예바의 도핑 의혹은 사실인 것으로 확인됐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이날 브리핑을 통해 지난해 12월 25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러시아선수권대회에서 수집한 발리예바의 샘플에서 금지 약물 성분인 트리메타지딘이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현재 매카이 기자는 트위터를 통해 자신을 걱정하는 댓글에 감사를 전하며 다행히 무사한 상태라고 전했다.

한지혜 동아닷컴 기자 onewisd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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