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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스포츠

만년 유망주서 KS MVP로…박경수 “‘KT왕조’ 소리 듣고싶다”

입력 2021-12-01 14:52업데이트 2021-12-01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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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이 끝났으니까 휴가인건데…, 정신없었죠(웃음).”

1일 한국시리즈(KS) 우승 인사를 위해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를 찾은 KT 베테랑 박경수(37)는 시즌이 끝난 후 근황을 짧게 요약해 말했다. 프로야구 막내구단 KT의 창단 첫 통합 우승에 혁혁한 공을 세우며 한국시리즈(KS) 최우수선수(MVP)로도 뽑힌 박경수에게 2주가 하루처럼 흘렀다. 틈틈이 지인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시간이 허락될 때마다 수원 KT위즈파크 트레이닝실을 찾아 재활에도 집중해야 했기 때문이다. 재활은 지난달 17일 KS 3차전에서 수비 도중 오른 종아리 부상을 당한 여파다. 그는 “(부상당한 날) 아쉬움에 2시간도 못 잤다. 지금은 많이 회복됐다. 이틀 전까지 목발을 짚고 다녔는데 이제는 목발 없이 걸을 만 하다”며 웃었다.

2003년 LG 1차 지명으로 프로에 데뷔해 지난해 처음 포스트시즌 무대에 섰던 박경수는 올해 KT의 우승과 함께 자신의 생애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우승 순간을 회상하며 박경수는 “어릴 때 KS같은 큰 무대에서 뛰는 게 소원이었다. 그런데 그 무대에서 MVP까지 했으니 지금도 꿈만 같다. 긍정적인 생각으로 지금껏 최선을 다 하다보니 영광을 안게 된 거 같다”고 말했다.

‘대형 내야수’라는 세간의 평가를 받으며 프로에 발을 들인 박경수의 초반은 순탄치 않았다. 부상과 부진이 겹치며 ‘만년 유망주’라는 꼬리표를 못 떨쳐냈다. LG에서 활약한 10시즌 동안 친 홈런은 43개에 불과했다. 선수 생활을 그만두려고도 생각했지만 “언젠가 좋은 날이 올 거야”라는 가족과 동료, 코칭 스태프의 위로에 다시 스파이크 끈을 고쳐 맸다.

2015년 KT의 1군 입성과 함께 자유계약선수(FA)로 유니폼을 바꿔 입은 박경수는 다른 선수가 됐다. 이전까지 한 시즌 두 자리 수 홈런 기록이 없던 박경수는 그해에만 22홈런을 치며 수비력뿐 아니라 장타능력까지 겸비한 리그 최고의 2루수로 거듭났다. 7시즌 동안 매년 평균 16.3개의 홈런(총 114개)을 쳤다. 올해는 9홈런에 그쳤지만 삼성과의 정규시즌 1위 결정전과 KS에서 잇달아 수비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해내며 팀의 중심을 잡았다. 박경수는 “돌이켜 보면 잠재력이 터질만한 시기에 KT로 팀을 옮겼고, 톱니바퀴처럼 여러 부분이 잘 맞아 돌아가며 승승장구했던 것 같다. 사장님과 단장님, 감독님 모두 고참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동기부여를 해준다. 이러니 한발 더 안 움직일 수 없다”고 말했다.

우승 이력을 쌓은 KT에는 이제 ‘앞으로’가 더 중요해졌다. 강백호(22), 소형준(20) 등 젊고 유능한 선수들이 많은 KT는 과거 삼성, 두산처럼 ‘왕조’를 세울 수 있는 기반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자칫 방심하면 올해의 우승은 일장춘몽이 될 수 있다. 박경수는 “우승을 목표로 시즌을 시작한 건 아니었다. 하다보니 1위도 됐고 1위 결정전을 치르며 선수들의 자신감도 많이 올라오고 통합우승도 할 수 있었던 거 같다. ‘KT 왕조’ 소리 듣게끔 더 우승하고 싶다. 내 선수생활은 앞으로 길어야 1~2년 정도 남은 것 같다. 목표를 위해 더 솔선수범하겠다”고 말했다.

인터뷰가 끝나고 사진촬영을 하면서 박경수는 야구공에 사인과 등번호를 적었다. 이후 아주 잠시 고민하다 추가로 또박또박 글을 적었다. ‘KT왕조!’, 네 글자였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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