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아버지께 바칠 메달이었는데…마지막 고비 못 넘은 김원진

  • 뉴스1
  • 입력 2021년 7월 24일 20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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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하늘로 가신 아버지께 올림픽 메달을 바치겠다는 각오를 피력했던 김원진(29·안산시청)의 꿈은 끝내 이뤄지지 않았다. 2020 도쿄 올림픽 유도 첫 메달이자 한국 선수단 2번째 메달의 주인공을 꿈꿨으나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김원진은 24일 일본 도쿄 부도칸에서 열린 프랑스의 뤼카 음케제와의 2020 도쿄 올림픽 유도 남자 60㎏급 동메달결정전에서 지도 3개를 받고 반칙패를 당했다. 유도는 지도 3개가 쌓이면 반칙패가 선언된다.

나란히 패자부활전에서 연장 접전을 벌이며 체력 소모가 심했던 두 선수는 동메달결정전에서도 신중하게 대결을 펼쳤다. 정규시간 4분으로는 승부가 판가름 나지 않았다.

그러나 상황은 시간이 흐를수록 김원진에게 좀 더 불리해졌고, 회심의 허벅다리걸기 시도도 수포로 돌아갔다. 심판은 소극적인 경기 운영을 한다는 이유로 김원진에게 3번이나 지도를 선언, 결국 반칙패로 2번째 올림픽에서도 메달의 꿈이 좌절됐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는 8강 탈락 후 가진 패자부활전에서 다카토 나오히사(일본)에 밀려 빈손으로 돌아왔다.

올림픽 메달은,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유도인의 길을 걸은 김원진의 꿈이었다. 그동안 수많은 국제대회에서 수많은 메달을 땄지만, 올림픽 메달과는 인연이 없었다.

이번에는 더욱 독하게 대회를 준비했다. 메달을 따야하는 또 다른 이유도 생겼다.

지난 1월 도하 마스터스 대회에서 양융웨이(대만)을 꺾고 우승을 차지했던 김원진은 우승의 기쁨보다 아버지를 잃은 슬픔에 오열했다. 당시 유가족은 김원진에게 부친상 소식을 전하지 않기를 바랐고, 김원진은 경기가 끝난 후에 아버지가 하늘나라로 떠났다는 걸 알았다.

아들에게 유도를 권유했던 아버지는 든든한 버팀목이었기에 김원진의 상심은 컸다. 그렇지만 올림픽을 앞두고 강한 동기부여가 되기도 했다. 그는 “아버지를 위해서라도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 치른 4경기 중 3경기나 연장전을 치른 탓에 체력 문제를 드러냈고, 아쉽게 아버지 영전에 바칠 메달을 갖지 못하고 귀국하게 됐다.

유도는 이번 대회부터 혼성 단체전이 도입됐으나 김원진은 참가하지 않는다. 혼성 단체전은 남자 3명(73㎏, 90㎏, 90㎏ 이상급)과 여자 3명(57㎏급, 70㎏급, 70㎏ 이상급) 등 총 6명이 한 팀을 꾸린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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