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트 6점 흥국생명, IBK에 잡혀 PO 승부 3차전으로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3월 23일 03시 00분


IBK 세터 김하경 깜짝 투입… 1, 2세트 따내며 승기 잡아
3세트 되살아난 흥국생명… 4세트 듀스 접전 끝에 패배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IBK기업은행이 22일 경기 화성종합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의 2020∼2021시즌 프로배구 여자부 플레이오프(PO) 2차전에서 3-1(25-6, 25-14, 20-25, 27-25)로 승리했다. 20일 1차전에서 당한 1-3 패배를 설욕하며 시리즈 전적 1승 1패로 균형을 맞췄다.

기사회생한 IBK기업은행은 24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리는 3차전에서 0% 확률에 도전한다. 역대 15차례 여자부 PO에서 1차전 패배 팀이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한 경우는 단 한 번도 없다.

김우재 IBK기업은행 감독은 이날 세터 교체라는 모험을 감행했다. 컨디션이 좋지 않은 주전 세터 조송화(28)를 대신해 제2세터인 김하경(25·사진)을 선발로 투입한 것. 이날 패하면 시즌이 끝날 수 있었지만 김 감독은 “(하경이가) 연습을 꾸준히 해온 만큼 본인 스스로를 믿으라고 했다”며 신뢰를 드러냈다. 2016∼2017시즌 뒤 IBK기업은행에서 방출돼 실업팀(대구시청)에서 뛰었던 김하경은 2019∼2020시즌을 앞두고 김 감독의 요청을 받고 프로 무대로 돌아왔다.

IBK기업은행은 이날 1, 2세트를 손쉽게 따내며 승기를 잡는 듯했다. 특히 1세트에는 흥국생명의 리베로 도수빈, 레프트 김미연의 리시브 라인을 흔들며 상대를 6득점으로 묶었다. 6득점은 여자부 정규리그, 포스트시즌 통틀어 한 세트 최소 득점(5세트 제외) 불명예 기록이다. 흥국생명은 6-13에서 무려 12연속 실점을 하며 불과 17분 만에 상대에 첫 세트를 내줬다. 물론 흥국생명도 만만치 않았다. 김연경, 브루나의 컨디션이 되살아나며 3세트를 따내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뒤 4세트에도 23-21로 앞서며 세트 스코어 2-2를 만드는 듯했다.

그러나 22-23에서 세터 김하경이 흥국생명 김미연의 공격을 블로킹하며 IBK기업은행은 극적인 동점을 이뤘다. 흥국생명은 이어진 25-25 듀스 상황에서 박현주의 서브가 너무 길어 라인을 벗어난 것이 뼈아팠다. 이후 IBK기업은행 김주향의 퀵 오픈 공격이 득점으로 연결되면서 1시간 42분의 경기가 마무리됐다. IBK기업은행의 외국인 선수 라자레바가 양 팀 최다인 31득점(공격성공률 46.66%)으로 펄펄 날았다.

1차전 5득점에 리시브 효율 18.19%로 부진했던 IBK기업은행 표승주는 이날 16득점에 리시브 효율 24.14%로 버텼다. 이날도 66개의 팀 리시브 중 29개를 혼자 받아낸 표승주는 경기 뒤 “(리시브 부담은) 내가 이겨내야 하는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노력했다. 어렵게 PO에 올라온 만큼 후회 없이 하고 나오려 했다”고 말했다.

흥국생명은 김연경이 20득점, 브루나가 15득점을 했다. 최대 승부처로 꼽혔던 팀 리시브 효율에서는 IBK기업은행이 25.76%를 기록해 흥국생명(23.4%)에 우위를 보였다.

남자부 KB손해보험은 현대캐피탈에 3-1(25-20, 25-23, 19-25, 25-22)로 이겨 올 시즌 상대 전적 6전 전승을 기록했다.

화성=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흥국생명#ibk#프로배구 여자부 플레이오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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