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 - 한국전력 트레이드 숨겨진 얘기들 [발리볼 비키니]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1월 13일 11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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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캐피탈-한국전력 트레이드 소식을 공식 발표보다 하루 먼저 전한 것처럼 ‘월드 오브 발리’ 홈페이지에 합성한 이미지. 인터넷 캡처
현대캐피탈-한국전력 트레이드 소식을 공식 발표보다 하루 먼저 전한 것처럼 ‘월드 오브 발리’ 홈페이지에 합성한 이미지. 인터넷 캡처


구단 공식 발표 하루 전인 12일 전 세계 배구 소식을 전하는 인터넷 매체 ‘월드 오브 발리’에 프로배구 남자부 현대캐피탈-한국전력 트레이드 소식을 전한 것처럼 만든 이미지가 인터넷에 등장했다. 배구 팬들 사이에도 이미 이 트레이드 이야기가 널리 퍼졌다는 방증이다.

현대캐피탈은 김지한(21·레프트·군 복무 중), 신영석(34·센터), 황동일(34·세터)을 한국전력으로 보내는 대신 김명관(23·세터), 이승준(20·레프트), 내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받아오는 트레이드를 단행하기로 한 상태에서 이날 경기를 치렀다.

현대캐피탈 제공
현대캐피탈 제공


단, 현대캐피탈은 이날, 한국전력은 다음날(12일) 경기 일정이 있는 만큼 발표는 다음으로 미루기로 했다. 그런 이유로 현대캐피탈 코칭스태프와 프런트는 선수단에 이 사실을 함구했다.

그러나 낮 말은 새가 듣고 밤 말은 쥐가 듣는 법. 이전 경기에서 받은 징계 때문에 구단 버스에서 TV 중계로 이날 경기를 지켜 보던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선수들 손발이 하나도 안 맞는 걸 보니 이미 다 알고 있는 모양”이라고 말했다. 이번 트레이드 핵심 선수라고 할 수 있는 신영석은 이날 경기가 끝나고 구단 버스에 오르면서 구단 프런트 직원과 한 명, 한 명 손을 잡고 진한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이 경기서 팀이 0-3으로 패했지만 현대캐피탈 프런트 입은 여전히 무겁기만 했다. 트레이드 내용을 하나도 모르는 척 “그래서 누가 오고 가는 거예요?”하고 물었을 때도 “지켜보시죠”라는 답변이 돌아올 뿐이었다.

현대캐피탈 유니폼을 입고 마지막 경기를 치른 신영석. 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현대캐피탈 유니폼을 입고 마지막 경기를 치른 신영석. 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암흑기’ 시절 현대캐피탈은 “배구 빼고는 다 잘하는 팀”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프런트 역량 하나만큼은 따라올 팀이 없었다는 뜻이다. 팀 체질 개선에 번번히 실패하는 한국전력을 놓고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돈을 쓰느니 현대캐피탈 김성우 사무국장을 2년 정도 빌려 쓰는 쪽이 훨씬 효과가 클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다른 팀 관계자가 있을 정도다. 실제로 만년 하위팀 우리카드는 현대캐피탈 프런트 출신 변우덕 사무국장이 팀 살림을 맡은 뒤 현재 위치로 올라섰다.

현대캐피탈은 이번 시즌 초반 다시 ‘배구 빼고는 다 잘하는 팀’으로 내려 앉을지 모를 위기를 맞이했다. 최 감독이 이번 트레이드를 단행한 배경에 대해 “팀 재창단에 맞먹는 강도 높은 리빌딩이 필요하다”고 설명한 이유다. 과연 현대캐피탈은 이번 트레이드를 통해 ‘배구도 잘하는 팀’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

※아, 여러분이 지금 읽으신 기사는 ‘스토리 발리볼’이 아니라 ‘발리볼 비키니’ 맞습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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