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심의 곰, 확률 81% 움켜잡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1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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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PO 1차전 KT에 3-2 승리
0-0인 8회초 3안타 묶어 2득점
이어진 수비서 동점타 허용했으나 9회 대타 김인태가 천금의 결승타
플렉센, 7과 3분의 1이닝 11K 2실점

두산 김인태가 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T와의 2020 프로야구 플레이오프(PO) 1차전에서 9회초 대타로 나와 결승타를 때린 뒤 기뻐하고 있다. ‘농심 오늘의 깡’ 수상자로 선정된 그는 상금 100만 원과 깡스낵 5박스를 받았다. 뉴스1
두산 김인태가 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T와의 2020 프로야구 플레이오프(PO) 1차전에서 9회초 대타로 나와 결승타를 때린 뒤 기뻐하고 있다. ‘농심 오늘의 깡’ 수상자로 선정된 그는 상금 100만 원과 깡스낵 5박스를 받았다. 뉴스1
9회초 대주자로 나선 두산 이유찬(22)은 투수의 초구에 거침없이 2루를 향해 뛰었다. KT 배터리도 상대의 도루 작전을 간파하고 피치아웃을 시도했다. 하지만 투수 김재윤의 공은 포수 장성우의 왼쪽으로 빠져나갔고, 공을 가까스로 잡아낸 장성우는 2루 송구를 시도조차 하지 못했다.

2루에 입성한 이유찬은 오재원의 희생번트 때 3루를 밟았다. 대타 김인태는 바뀐 투수 조현우를 상대로 거침없이 방망이를 돌렸다. 타구는 전진 수비를 펼친 KT 내야를 갈랐다. 3루 주자 이유찬은 가볍게 홈을 밟았다. 팽팽했던 균형을 깨는 결승 득점이 나오는 순간이었다. 가을야구 단골손님 두산의 저력이 드러나는 장면이기도 했다.

준플레이오프를 거친 정규시즌 3위 두산이 KT(2위)와의 2020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9일 중립구장인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방문경기에서 3-2로 한 점 차 승리를 따냈다. 역대 32번의 플레이오프(양대 리그로 치러진 1999, 2000시즌 제외)에서 1차전 승리 팀이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건 81.25%인 26번이다.

팽팽했던 승부는 경기 막판에야 결정됐다. 이강철 KT 감독은 0-0 동점이던 8회초 선발 자원인 쿠에바스를 팀의 세 번째 투수로 투입하는 강수를 뒀지만 몸에 맞는 공, 내야 안타 등을 내주며 2사 1, 3루 위기를 초래했다. 이어 마운드에 오른 김재윤이 김재환, 허경민에게 연속 안타를 내주며 두산이 2-0으로 앞서 나갔다. 창단 첫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KT도 만만치 않았다. 8회말 2사 만루 상황에서 4번 타자 유한준이 두산 마무리 투수 이영하를 상대로 2타점 중전 적시타를 치며 동점을 만들었다.

그러나 두산은 9회초 보란 듯 다시 달아났다. 선두 타자 김재호가 좌전 안타로 포문을 열었고, 대주자 이유찬이 도루와 희생번트로 3루를 밟은 뒤 대타 김인태의 적시타 때 홈인했다. 8회말에 등판한 이영하는 9회말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구원승을 수확했다.

7회말 2사 1루에서 조용호를 삼진으로 처리한 뒤 포효하고 있는 두산 선발 투수 플렉센. 뉴스1
7회말 2사 1루에서 조용호를 삼진으로 처리한 뒤 포효하고 있는 두산 선발 투수 플렉센. 뉴스1
경기 중반까지는 선발 투수들의 시간이었다. 4일 LG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도 6이닝 무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던 두산 플렉센(26)은 이날도 7과 3분의 1이닝 동안 4피안타 2볼넷 11탈삼진 2실점으로 KT 타선을 틀어막았다. 최고 시속 152km의 패스트볼에 슬라이더, 커브 등을 섞어 던졌다. 준PO 1차전에서도 11탈삼진을 따낸 플렉센은 포스트시즌 2경기 연속 두 자릿수 탈삼진이라는 신기록을 썼다. 이날 기록한 11탈삼진은 1989년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해태 선동열이 기록한 역대 플레이오프 최다 탈삼진과 타이 기록이다. 플렉센은 1차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경기 뒤 김태형 두산 감독은 “1차전을 이겨서 유리한 조건으로 2차전을 하게 됐다. 플렉센도 본인의 공을 마음껏 최대한 잘 활용해서 던졌다. 지금 컨디션이 최고다”라고 말했다.

역대 고졸신인 투수로는 14번째(경기로는 21번째)로 데뷔 첫해 포스트시즌에 선발로 나선 KT 소형준(19)도 6과 3분의 2이닝 동안 3피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의 만점 활약을 펼쳤다. 이 감독은 패배의 아쉬움 속에서도 “소형준에 대해서는 더 이상 칭찬할 게 없다. 역대급 투수가 나온 것 같다”며 찬사를 보냈다.

양 팀은 10일 같은 장소에서 2차전을 치른다. 두산은 최원준, KT는 데스파이네를 선발로 예고했다. 1차전은 8200명 매진을 기록했다.

강홍구 windup@donga.com·황규인 기자
#2020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1차전#두산 김인태 결승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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