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은 달라” 러셀 지켜본 이강철이 떠올린 훌리오 프랑코

  • 스포츠동아
  • 입력 2020년 8월 4일 17시 47분


코멘트
롯데자이언츠 잔류군 훌리오 프랑코 총괄코치의 삼성 시절.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롯데자이언츠 잔류군 훌리오 프랑코 총괄코치의 삼성 시절.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메이저리그(ML)급은 정말 다르더라고요.”

에디슨 러셀(26·키움 히어로즈)은 이강철 KT 위즈 감독(54)의 추억을 꺼내들게 만들었다. 이 감독은 훌리오 프랑코 롯데 자이언츠 잔류군 총괄코치(62)와 얽힌 추억담을 풀어놨다.

러셀은 KBO리그에 연착륙 중이다. ML에서 5시즌간 615경기에서 타율 0.242를 기록했고 2016년 올스타에 선정되는 등 맹활약하며 시카고 컵스가 ‘염소의 저주’를 깨고 108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는 데 앞장섰다. ML 개막이 불투명한 시점에 KBO리그행을 타진했고 키움과 계약했다. 입단 후 5경기에서 타율 0.400, 1홈런, 6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023으로 펄펄 날고 있다. 손혁 키움 감독도 최근 6연승의 일등공신으로 러셀을 꼽았다.

KT는 4일 고척 키움전이 러셀과 처음 만났다. 이 감독은 “중계화면으로만 봤는데 약점이 안 보이더라. 몸이 탄탄하고 베이스러닝 등 기본기를 착실히 하는 것 같다. 역시 ML급”이라고 칭찬했다.

이 감독도 현역 시절인 2000년 삼성 라이온즈에서 ML 정상급 선수였던 프랑코 코치와 한솥밥을 먹었다. 1982년 ML에 데뷔한 프랑코는 1999년까지 ML 16시즌간 1891경기에서 타율 0.301, 141홈런, 981타점을 기록한 강타자다. KBO리그에서 한 시즌을 뛰며 132경기에 출장해 타율 0.327, 22홈런, 110타점을 기록한 뒤 다시 ML로 건너가 2007년까지 활약했을 만큼 전설적인 타자였기에 모두가 한국행에 의문을 품었다.

“한국 선수들은 물론 외인들끼리도 ‘저 선수가 여기 왜 왔나’, ‘개인 타이틀을 다 휩쓸겠다’고 했다. 젊은 선수들이 프랑코에게 다가가 많이 물어보고 영향을 받았다. 웨이트장에서 사는 듯했다. 야구장에 출근할 때도 명품을 깔끔하게 차려입었다. 이유를 물으니 ‘내 모습을 보고 많은 이들이 나를 판단할 것’이라고 하더라. 존경할 만한 선수였다.”

ML 정상급인 러셀을 보면서 프랑코를 떠올린 이 감독은 “멜 로하스 주니어도 지금 KBO리그에서 정상급이다. 러셀을 의식하지 말고 하던 대로 했으면 좋겠다”며 소속 선수의 기를 살리는 것도 잊지 않았다.

고척|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