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사커] K리그 관중 입장 연착륙…홈 승률 상승으로 이어질까

  • 스포츠동아

정부가 지난달 24일 프로스포츠 관중 입장을 허용하면서 K리그는 지난 주말부터 경기장 수용인원의 10% 이내로 관중을 받았다. 
팬들이 자리한 가운데 수원 삼성과 대구FC가 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경기를 가졌다. 수원|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정부가 지난달 24일 프로스포츠 관중 입장을 허용하면서 K리그는 지난 주말부터 경기장 수용인원의 10% 이내로 관중을 받았다. 팬들이 자리한 가운데 수원 삼성과 대구FC가 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경기를 가졌다. 수원|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개막 3개월 만에 허용된 K리그 관중 입장은 무사히 이뤄졌다. 온라인 예매와 함께 사회적 거리두기를 엄격하게 실천하면서 연착륙했다. 수용인원의 최대 10%까지 입장이 가능한 가운데 지난 주말 K리그는 장맛비가 내리는 악조건 속에서도 모두 1만1544명이 경기장을 찾았다. K리그1(1부) 6경기에 8984명이 입장해 경기당 1497명을 기록했다. 전북 현대가 2959명으로 가장 많았고, 안전 때문에 5%만 개방한 부산이 586명으로 가장 적었다. K리그2(2부)는 경기당 512명(총 2560명)이 입장했다.

일단 관중은 직관(직접 관람)을 크게 반겼다. 그동안 중계방송으로만 접했던 경기를 현장에서 직접 보며 오랜 갈증을 풀었다. 방역 때문에 응원가를 부를 수는 없었지만 마음속에선 크게 구호를 외쳤다고 한다.

감독들도 환영 일색이었다. 울산 현대 김도훈 감독은 “많은 팬은 들어올 수 없지만 그래도 보여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한다”고 했고, 부산 아이파크 조덕제 감독은 “끝까지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며 고마워했다. 경남FC 설기현 감독은 “관중 앞에서 하는 게 맞다. 오랜만에 하니 기분이 새로웠다”며 반겼고, 서울이랜드 정정용 감독도 “홈 관중 앞에서 꼭 이기고 싶었다”고 전했다.

관중은 또 하나의 변수다. 선수 입장에선 아무래도 관중이 있고 없고의 차이는 클 수밖에 없다. 관중의 존재 자체만으로도 동기부여가 된다. 관중이 홈팀 승률을 높일 수 있을지 관심이다.

팬의 사랑을 먹고 사는 프로 종목 특성상 홈경기 승률에 목을 매는 건 당연하다. 아무리 약한 팀이라도 홈에서는 악으로 깡으로 버틴다. 지역연고제가 정착되기 시작한 1987년부터 2019년까지 총 7845번의 K리그 경기가 열린 가운데 홈팀이 이긴 경우는 3213회였다. 이는 패(2548회)와 무승부(2084회)보다 많았다. 무승부를 0.5승으로 계산할 경우 홈 승률은 54.2%가 된다. 역대 홈 승률이 가장 높은 팀은 64%의 수원 삼성이고, 전북(61.8%)과 울산(60.22%)이 뒤를 이었다.

지난 시즌 K리그 전체 홈 승률은 52.4%였다. 1부 홈 승률(54.2%)이 2부(50.5%)를 크게 앞섰다. 구단 중에선 울산이 78.9%로 1부에서 가장 높았고, 2부 중엔 광주가 80.6%로 압도적이었다.

이번 시즌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1부는 13라운드까지, 2부는 12라운드까지 무관중으로 진행됐다. 이 기간동안 1부 홈 승률은 50.0%로 지난해보다 4.2% 하락했다. 전북의 홈 승률이 91.7%를 기록한 반면 성남(16.7%) 인천(25%) 수원(28.6%) 등은 30%에도 못 미쳤다. 2부 홈 승률은 더 저조하다. 지난해보다 11.5%가 하락한 39%였다. 66.7%의 대전이 가장 높았지만 10%대가 3팀(아산, 안양, 안산)이나 됐다.

처음으로 관중이 들어선 지난 주말 공교롭게도 홈팀들이 부진했다. 1부에서는 전북이 유일하게 이겼다. 성남·인천·부산·수원은 모두 졌고, 강원은 비겼다. 2부 5경기 중엔 경남과 서울이랜드가 홈에서 이겼다. 첫 경기에선 관중 변수가 미미했다.

이제 경기장은 활기를 되찾을 전망이다. 관중을 통해 선수와 감독은 긍정적인 자극을 받을 것이다. 그 자극이 홈 승률의 상승으로 이어질지 지켜볼 일이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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