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스타] “힘으로 붙어보겠다”던 오승환도 공략한 이정후의 해결사 본능

강산 기자 입력 2020-08-02 20:36수정 2020-08-02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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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이정후. 스포츠동아DB
“강백호(KT 위즈)와 이정후(키움 히어로즈) 등 젊은 타자들과 힘으로도 붙어보고 싶다.”

‘끝판대장’ 오승환(38·삼성 라이온즈)이 6월 9일 KBO리그 복귀에 앞서 던진 한마디다. 이에 이정후는 “내게는 그저 멋있는 존재였다”면서도 “타석에 들어설 때는 상대 투수의 이름을 보지 않는다. 시작부터 이름값에 위축될 수 있어서”라고 소신을 전하기도 했다.

오승환과 강백호는 이미 맞붙었다(2타수 1안타). 그러나 이정후와 맞대결은 2일 대구 경기에서 처음 이뤄졌다. 한 시대를 풍미한 대한민국 대표 마무리투수와 현재 국내 최고의 타자 중 한 명으로 손꼽히는 이정후의 한판승부. 그 자체만으로 흥미를 끌기에 충분했다.

운명의 장난일까. 둘의 맞대결은 절체절명의 승부처에서 이뤄졌다. 2-2로 맞선 연장 10회초 키움 공격, 2사 1·2루 상황이었다. 이정후는 0B 2S의 불리한 카운트에서 3구째 시속 147㎞ 포심패스트볼(포심)을 커트한 뒤 4구째 포심(시속 145㎞)과 5구째 슬라이더(시속 136㎞)를 골라냈다. 곧이어 들어온 시속 146㎞ 포심을 완벽하게 잡아당겨 우익수 키를 넘기는 2타점 2루타로 연결했다. 이날의 결승타였다. 4번 타순에서 ‘끝판대장’을 무너트린 일타로 팀의 4-2 승리를 이끌었다.

그는 타순을 가리지 않는다. 올 시즌 3번타순에서 타율 0.355(256타수91안타), 11홈런, 49타점을 기록했다. 4번타순으로 옮긴 뒤에도 4타수 3안타 2타점을 기록한 2일 경기 포함 타율 0.438(32타수 14안타), 1홈런, 14타점으로 펄펄 날고 있다. 어떤 코스의 공이든 완벽하게 배트에 맞혀 안타를 생산하는 능력이 뛰어나고, 올 시즌부터는 장타력도 몰라보게 향상한 터라 그를 상대하는 배터리 입장에선 머리가 아플 수밖에 없다. 오승환-김응민 배터리도 다르지 않았을 터다.

이정후는 오승환과 첫 맞대결을 두고 “타석에 들어설 때에는 신기하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타석에서는 다른 투수들을 상대할 때처럼 침착하게 공을 기다렸다”라며 “타순에 대한 부담은 없다. 상황에 맞게 내 역할을 해서 팀이 이길 수 있도록 힘을 보태야 한다고만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구|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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