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역전 결승 3점포… 화끈한 ‘4번타자 데뷔전’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7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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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 삼성에 4-6 끌려가던 7회말
‘휴식’ 박병호 대신 나서 9호 홈런
박병호는 6회 대타로 추격 3점포
김현수 홈런 2개… LG, 두산 격파

8일 프로 데뷔 이후 처음 4번 타자로 나선 키움 이정후가 삼성과의 경기에서 7회말 경기를 뒤집는 역전 3점 홈런을 친 뒤 타구를 응시하고 있다. 올 시즌 부쩍 파워가 세진 이정후는 벌써 9개의 홈런을 때렸다. 키움 제공
8일 프로 데뷔 이후 처음 4번 타자로 나선 키움 이정후가 삼성과의 경기에서 7회말 경기를 뒤집는 역전 3점 홈런을 친 뒤 타구를 응시하고 있다. 올 시즌 부쩍 파워가 세진 이정후는 벌써 9개의 홈런을 때렸다. 키움 제공
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키움-삼성전. 경기 전 전광판에 새겨진 양 팀 선발 라인업엔 이전과는 다른 한 가지가 있었다. 홈 팀 키움의 ‘4번 타자’ 자리에 이름을 올린 선수는 ‘바람의 손자’ 이정후(22)였다.

올 시즌 키움의 4번 타자는 박병호(34)다. 하지만 손혁 감독은 이날 휴식을 주기 위해 박병호를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했다. 손 감독이 박병호 대신 낙점한 임시 4번 타자가 바로 이정후였던 것.

이정후는 휘문고 시절 4번을 친 적이 있지만 프로 입단 후 4번 타순에 위치한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프로 449번째 경기 만의 일이다.

2017년 입단 후 지난해까지 3년 연속 3할 이상을 기록한 이정후지만 지난해까지 파워와는 거리가 멀었다. 2017년 2홈런을 쳤고, 2018년과 지난해에는 각각 6홈런을 기록했다.

그런데 올 시즌을 앞두고 웨이트트레이닝에 집중하며 힘을 키운 덕분에 올해 정교함에 파워까지 갖춘 타자로 거듭났다. 전날까지 커리어 하이인 8개의 홈런을 때렸다. 손 감독은 경기 전 “지난 시즌과 같은 장타력이었다면 고민했을 수도 있지만 올해는 다르다. 찬스에서 한 방을 쳐줄 능력을 갖고 있는 선수”라고 말했다.

기대 그대로였다. 앞선 3타석에서 안타 없이 볼넷만 하나 골랐던 이정후는 4-6으로 뒤진 7회말 무사 1, 2루 찬스에서 삼성의 2번째 투수 장필준을 상대로 오른쪽 담장을 훌쩍 넘기는 역전 3점 결승 홈런을 때려냈다. 볼카운트 3볼 2스트라이크에서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슬라이더를 큰 스윙으로 걷어 올렸다. 비거리 115m짜리 시즌 9번째 홈런을 날려 프로 데뷔 첫 두 자릿수 홈런에 한 발 더 다가섰다.

원조 4번 타자 박병호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4회말 대타로 교체 출장한 박병호는 0-6으로 뒤지던 6회말 상대 선발 투수 원태인을 상대로 추격의 불씨를 댕기는 3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시즌 15번째 홈런. 박병호와 이정후의 결정적인 홈런 2방을 앞세운 키움은 7-6으로 역전승하며 2연패에서 벗어났다.

LG는 김현수의 홈런 2개를 앞세워 두산을 8-5로 꺾고 두산전 6연패를 끊었다. LG가 두산전에서 이긴 것은 5월 5일 개막전 이후 약 2개월 만이다.

유독 승운이 따르지 않던 롯데 외국인 투수 스트레일리는 한화를 상대로 7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2승(2패)째를 따냈다. 이대호와 전준우는 각각 10호 홈런을 때려내며 팀의 6-2 승리를 이끌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프로야구#kbo리그#키움 이정후#키움 박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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