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변화구도 안 들켜”…‘155㎞ 광속구’ 알칸타라의 진화

  • 뉴스1
  • 입력 2020년 7월 4일 05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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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칸타라가 박세혁과 마운드 위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스1 © News1
알칸타라가 박세혁과 마운드 위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스1 © News1
두산 베어스의 외국인 투수 라울 알칸타라(28)가 확실히 진화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여전한 광속구에 변화구의 위력이 커졌다.

알칸타라는 지난 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시즌 4차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3피안타 1볼넷 9탈삼진 1실점 호투를 펼쳤다. 그러나 두산 타선이 한화 선발 김범수(6이닝 4피안타 4볼넷 4탈삼진 무실점)에게 꽁꽁 묶이면서 오히려 패전 위기에 몰렸다.

0-1로 뒤진 가운데 마운드를 내려간 알칸타라는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지만 두산의 2-1 끝내기 승리와 함께 웃을 수 있었다. 1-1 동점이던 9회말 박세혁이 데뷔 첫 끝내기홈런을 쏘아올리며 승리의 주역이 됐다.

박세혁이 스포트라이트를 가져갔지만 알칸타라가 없었다면 승리하기 어려운 경기였다. 김태형 두산 감독도 경기를 마친 뒤 “알칸타라가 계속해서 좋은 피칭을 하고 있다”며 “승운이 안 따라주고 있을뿐, 1선발 역할을 정말 잘해주고 있다”고 알칸타라를 먼저 칭찬했다.

알칸타라는 지난해 KT 위즈에서 KBO리그에 데뷔한 우완 투수다. 이미 지난해 시속 150㎞를 훌쩍 넘기는 빠른공을 앞세워 11승11패 평균자책점 4.01이라는 준수한 성적을 남겼다. 그러나 KT는 알칸타라와 재계약을 포기했고, 알칸타라는 자신의 가치를 높이 평가한 두산에 새둥지를 틀었다.

두산에서 알칸타라는 더욱 무서운 투수로 변모했다. 올 시즌 11경기에서 7승1패 평균자책점 3.45(70⅓이닝 27자책) 61탈삼진을 기록 중이다. 다승 공동 1위, 탈삼진 공동 3위, 최다 이닝 2위 등 주요 기록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알칸타라와 호흡을 맞춘 박세혁의 설명에서 그의 진화를 알 수 있다. 박세혁은 3일 한화전을 마친 뒤 “다른 팀 타자들의 얘기를 들어봐도 지난해와 많이 달라졌다”며 알칸타라의 변화를 설명했다.

박세혁은 “작년까지는 변화구를 던질 때 티가 났다. 직구를 던질 때랑 폼이 다른 것이 타석에서 보였다”며 “이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캠프 때부터 팔 위치를 신경쓰라고 주문했는데, 올해 좋은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알칸타라의 최고 구속은 155㎞까지 나왔다. 여기에 144㎞에 이르는 슬라이더, 그리고 포크볼과 투심을 섞어 던졌다. 한화 타자들은 알칸타라의 빠른공과 슬라이더를 구분하지 못하고 연신 방망이를 헛돌렸다.

두산은 알칸타라가 넓은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면서 단단한 수비의 도움을 받으면 지난해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낼 것이라는 기대 속에 알칸타라를 영입했다. 그 판단은 적중했다. 알칸타라는 좋은 환경 속에서 스스로 진화하며 더욱 무서운 투수로 거듭나고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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