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라이크 84.2%’ KT 손동현, 효율성의 철학이 뚜렷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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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4월 17일 10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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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손동현. 스포츠동아DB
KT 손동현. 스포츠동아DB
‘61.3%→84.2%’

손동현(19·KT 위즈)의 지난 시즌과 16일 청백전 스트라이크 비율 변화다. 단 한 경기의 표본이긴 하지만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증거다. 실제로 청백전 내내 자신의 철학을 증명해내고 있다.

손동현은 16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청백전에 ‘또리’ 팀 선발투수로 등판해 4이닝 3실점을 기록했다. 1회에만 5안타 3실점하며 고전했지만 이닝 마지막 장성우를 삼진처리한 걸 시작으로 내리 10타자 연속 범타 처리한 뒤 이날 등판을 마쳤다. 이날 손동현의 스트라이크 비율은 무려 84.2%에 달했다. 전체 38구 중 32구가 스트라이크였다. 2회부터 4회까지 3이닝간 투구수가 19개에 불과했을 만큼 공격적이었다.

경기 후 연락이 닿은 손동현은 “지난 등판 때 타자 형들이 ‘커브를 던질 때 폼이 느려지고 티가 난다’고 얘기했다. 이날 1회에는 커브를 속구처럼 강하게 던지려고 했는데 아직까지는 완벽하지 않은 것 같다”고 자평했다. 2회부터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위주로 전략을 바꾸자 결과까지 따라온 것이다.

스트라이크 위주의 투구는 모든 투수의 로망이다. 하지만 이를 해내는 투수는 많지 않다. 지난 시즌 손동현도 그랬다. 스트라이크 비율은 61.7%로 리그 중하위권 수준이었다. 특히 시즌 막판 3경기 연속 선발로 등판했을 때 문제점을 느꼈다. 긴 이닝을 소화하기 위해 유인구도 던졌지만 4,5회만 되면 한계 투구수에 임박했다.

시즌 후 박승민 투수코치와 상의하며 생각을 바꿨다. ‘잘 치는 타자도 10번 중 7번은 아웃된다. 맞는다고 전부 안타가 되는 게 아니다’라는 박 코치의 조언에 손동현도 굳이 달아날 필요가 없음을 깨달았다.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줄 바에 초구에 안타를 맞는 게 긴 이닝 소화에 있어 더욱 효율적이라는 철학을 세웠고, 귀국 후 청백전 내내 호투를 이어갔다. 이강철 감독도 “(손)동현이는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고민된다”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16일 전까지 손동현은 4경기에서 13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2.08을 기록했다. 삼진(10개)과 볼넷(2개) 개수에서 알 수 있듯 공격적 투구로 제구난을 피해가고 있다. 비록 16일 경기 4이닝 3실점으로 평균자책점이 3.18까지 올라갔지만 자신의 철학이 맞아가고 있음을 증명했기에 등판 후 웃었다.

어느새 막내 딱지도 뗐다. 후배 소형준(19)에게 변화구 구사를 배우는 데 주저하지 않고 있다. 선배로서 자존심을 부리는 것보다 당장의 성장이 급선무라는 손동현의 표정은 밝았다.

수원|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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