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리빙 레전드의 ‘마이 팀 올 더 베스트’ ③] 김광석이 기억하는 최고의 포항은?

  • 스포츠동아
  • 입력 2020년 4월 17일 05시 30분


포항 김광석(가운데).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포항 김광석(가운데).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포항 스틸러스의 베테랑 수비수 김광석(37)은 K리그를 대표하는 레전드로 통한다. 화려하지도 않았고, 스포트라이트를 받지도 못했지만 그라운드 안팎에서 늘 헌신하며 모든 것을 쏟았다. 그런 그가 충성한 팀은 오직 하나, 포항이다.

2002년 연습생 신분으로 포항의 검붉은 유니폼을 입은 그는 2003년 프로에 데뷔해 군복무 기간(2005~2006년)만 제외하고 줄곧 ‘강철군단’의 일원으로 활약했다. 프로 통산성적은 382경기, 10골·5도움.

김광석이 기억하는 최고의 사령관은 김기동(포항 감독)이다. 500경기 이상 출전한 그가 다양한 종류의 킥을 구사하고, 경기 흐름을 조율할 때 포항이 위력적이었다고 회상한다. 친한 선·후배는 사제의 연을 맺고 찰떡궁합을 과시하고 있다.

물론 김기동의 파트너도 중요하다. 따바레즈(브라질)다. “드리블의 대가다. 접착제를 바른 듯 볼과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드리블과 패스가 명품”이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공격수로는 데닐손(브라질)을 꼽았다. 사실 그의 K리그 경력은 길지 않다. 2006년부터 2009년까지 4년에 불과하다. 포항과는 2008년부터 두 시즌만 동행했다. 하지만 누구보다 강렬했다. ‘포항 맨’으로 뛴 2년간 공격 포인트는 16골·9도움이지만 많은 찬스를 열어줘 에이스의 역량을 과시했다. “데닐손이 있는 한, 득점 기회가 날 것이라는 믿음이 우리에게 있었다.”


포항 최고의 윙 포워드로는 모따와 김승대(강원FC)를 선정했다. 김광석은 “왼발이 좋은 모따가 치고 달리면 상대 수비가 최소 둘은 따라붙다가 전부 나가떨어졌다. 순간적인 움직임과 공간 침투, 라인 파괴에 능한 (김)승대도 정말 대단했다”고 칭찬했다.

중앙 미드필더는 황지수다. 2004년부터 2017년까지 포항스틸야드를 누빈 그가 전 이탈리아국가대표 가투소를 연상시키는 플레이로 1차 저지에 나서면 좀처럼 빈틈이 보이지 않았단다.

300㎜의 엄청난 발 사이즈로 작은 체격을 보완한 골키퍼 신화용(전 수원 삼성)을 “누가 봐도 실점인 볼을 막는다”며 칭찬한 김광석은 포백수비 중앙에는 자신과 황재원(은퇴)을 세웠다. 그리곤 흥미로운 촌평을 곁들였다. “(황)재원이 형이 공중에 뜨면 자장면을 한 그릇 먹고 내려왔다.” 긴 체공시간으로 제공권을 장악했다는 얘기다.

좌우 풀백에는 베테랑 최효진(전남 드래곤즈)과 신광훈(강원)을 선정했다. “사이드에서 뛰면 길이 열린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공격 성향이 강했다(최효진). 몸이 아기처럼 하얗고 통통한데 힘이 장사다. 늘 전투적인 들소의 인상이다(신광훈).”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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