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기성용’ 다시 보는 행복한 상상, 부질없는 일로 끝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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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2월 10일 11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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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에서 다시 뛰는 기성용의 모습을 다시 보는 것은 힘든 일일까. © News1
K리그에서 다시 뛰는 기성용의 모습을 다시 보는 것은 힘든 일일까. © News1
“기성용이 마음에 상처를 좀 받은 것 같다. K리그의 발전, 한국 축구에 조금이나마 힘이 되고 싶다는 순수한 마음에서 준비한 것(K리그 복귀)인데 되돌아오는 반응이 생각했던 것과는 다르니 힘들어하고 있다. 어쩌면, 국내에서 다시 뛰는 ‘기라드(기성용+제라드의 조어)’는 보지 못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근래 축구계 최대 이슈인 기성용의 K리그 복귀가 암초에 걸려 좀처럼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걸림돌을 제거하지 못한다면 배는 좌초되거나 다시 방향을 돌릴 수밖에 없다.

2월의 시작을 알리던 지난 1일 뉴캐슬 유나이티드와의 계약을 해지하면서 다음 행보에 대한 관심이 커졌던 기성용은, 지난주 막바지 K리그 유턴을 진지하게 타진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면서 적잖은 파장을 일으켰다.

가능성 수준이 아니라 친정인 FC서울 그리고 K리그 최고클럽 전북현대와 직접적인 논의가 진행된 것이 공개되면서 분위기가 더 뜨거워졌다. 순서상 FC서울과 먼저 협상하다 진척이 더뎌지자 전북으로 방향을 바꿨는데, 이때 수면 아래에 있던 위약금 문제가 불거졌다.

FC서울은 기성용이 떠나기 전(2009년 스코틀랜드 셀틱) 계약서상의 조항을 내밀고 있다. K리그 복귀 시 서울 외 클럽으로 간다면 일종의 위약금을 내야한다는 내용이다. 그 금액은 200만 유로(약 26억원)로 알려져 있다. 결코 적은 액수가 아니다. FC서울 입장에서도 그냥 포기하기는 힘든 금액이다. 동시에 전북으로서도 연봉과 함께 떠안기에는 부담이 크다.

전북 고위 관계자는 “그 금액(위약금 26억원)까지 합쳐진 거래라면 우리로서도 가능성 없다”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구단의 재정 능력을 볼 때, 먄약 고위층의 재가가 떨어진다면 힘(돈)으로 강행할 수도 있겠으나 굳이 무리수를 던지면서까지 분란을 일으키고 싶은 마음은 없다는 게 전북의 입장이다.

일단 열쇠는 FC서울이 쥐고 있는 형국이다. 적절한 대우를 통해 기성용을 서울로 데려오든, 위약금을 조정해 다른 팀으로 보내든 해결할 여지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의지와 방법인데, 지금까지는 현명한 길을 찾지 못한 모양새다.

여기저기서 FC서울과 기성용 측의 협상 결렬 근본 원인이 ‘돈 문제는 아니다’라고 읽고 있다. 기성용도 복귀 조건 1순위가 ‘돈’은 아니라 밝히고 있다. 유럽에서 받던 연봉을 제시할 판이 아님을 기성용도 안다. 돈이 필요했다면 중동이나 중국을 택하는 게 맞다.

그래도 프로의 세계다. 자신의 몸값이 곧 가치인 이들에게 상식선에서 납득이 될 수 있는 수준이 제시되지 않았다면?

한 축구 관계자는 “대상이 기성용이라면 그래도 예우차원에서 합당한 대우가 필요하지 않을까. 지난 10년간 한국 축구를 대표했던 선수다. 현재 K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 중에서 기성용만큼 무게감을 주는 선수가 있는가”라며 비중을 소개했다.

이어 “대상이 순수한 마음을 지녔다고 해서 공짜를 강요할 수는 없다. 제안을 받은 쪽이 ‘그래도 이것은 아닌 것 같다’는 반응을 보인다고 해서 ‘이제와 돈을 밝히는 것인가?’ 지적하는 것도 표피만 보는 것”이라며 “당장에 급급하지 말고 조금만 더 앞을 내다봤으면 싶은 바람이다. ‘기성용이 돌아올 수도 있다’는 소문에 팬들 보인 열렬한 반응을 보았을 것이다. 이 좋은 기회가 사라지는 것은 여러모로 아쉽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기성용 측은 조만간 이번 일과 관련한 공식적인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관련된 소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자 아예 직접 나선다는 방침이다.

적어도 10일 오전 현재까지는 FC서울이나 전북현대와의 걸림돌이 제거되지 않은 모양새다. 막판에 극적인 반전을 기대한다. 뒤집기가 없다면, 기성용을 K리그 경기장에서 다시 볼 수 있을 것이라는 팬들의 행복한 상상은 부질없는 일이 될 수도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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