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공사, 테일러 퇴출… 손해배상 청구도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2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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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 이유로 8경기 중 1번만 뛰어… 흥국생명 때도 2번 모두 조기 귀국

한국 배구가 외국인 선수 테일러(26·미국·사진)에게 3번이나 속았다. 트라이아웃 제도의 맹점도 여실히 드러났다.

프로배구 여자부 도로공사는 9일 허리 부상을 이유로 태업을 한 테일러를 방출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테일러가 지속적으로 통증을 호소해 충분한 휴식 기간을 줬다. 그런데도 테일러는 ‘통증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으면 출전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런 선수와 더는 계약을 지속할 수 없다고 결론 내렸다”고 설명했다.

테일러는 이미 흥국생명에서 두 번이나 ‘먹튀’ 전력이 있다. 트라이아웃 제도가 도입된 2015년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은 테일러는 족저근막염을 이유로 시즌을 조기 마감했다. 2017∼2018시즌에도 흥국생명과 계약했지만 허리와 고관절 부상으로 7경기만 뛰고 일찍 떠났다. 개막을 앞두고 시즌을 준비하던 8월에는 한반도 정세가 심상치 않다며 며칠간 미국에 다녀오기도 했다.

도로공사는 이 같은 사실을 뻔히 알면서도 다시 테일러를 데려왔다. 당초 트라이아웃에서 선택한 셰리단 앳킨슨이 개막을 앞두고 무릎 부상으로 뛸 수 없게 되면서 대체 선수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한국배구연맹(KOVO) 규정상 대체 외국인 선수는 트라이아웃에 참가했던 선수 중에서만 고를 수 있다. 선택의 폭이 넓지 않으니 아무래도 한국에서 뛴 경험이 있는 선수에게 눈길이 가기 쉽다. 테일러 역시 비슷한 경우다.

트라이아웃 참가 당시 “이제 변했다”며 강한 의지를 보인 테일러였지만 달라진 게 전혀 없었다. 지난달 9일부터 이달 7일까지 도로공사가 치른 8경기 중 1경기밖에 출전하지 않은 채 부상을 이유로 사실상 출전을 거부했다.

도로공사는 “계약 당시 ‘선수의 역할 이행에 적극적이지 않고 태업하는 경우 기본 급여의 50% 이내의 위약금을 지급한다’는 조항을 넣었다. 이를 적용해 잔여 급여를 동결하고 손해배상을 청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외국인 선수 부재 속에 도로공사는 9일 현재 5승 8패(승점 16)로 4위에 머물고 있다.

한편 프로배구 여자부에서 현대건설은 IBK기업은행을 3-1(25-18, 21-25, 25-19, 25-20)로 꺾고 3연승을 거둬 6개 구단 중 가장 먼저 10승(3패)을 달성하고 선두에 올랐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테일러#배구#트라이아웃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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