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강백호, 역대 2호 투수·포수·1루수·외야 전 포지션 출장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9월 29일 16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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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강백호가 29일 수원 삼성전에서 투수로 등판했다. 서울고 시절 투수로 이름을 날렸고, 지난해 올스타전에서 한 차례 등판하긴 했지만 실전은 프로 데뷔 후 처음이었다. 강백호는 이날 최고 149㎞의 속구를 앞세워 1이닝 1볼넷 무실점을 기록했다. 사진제공|KT 위즈
KT 강백호가 29일 수원 삼성전에서 투수로 등판했다. 서울고 시절 투수로 이름을 날렸고, 지난해 올스타전에서 한 차례 등판하긴 했지만 실전은 프로 데뷔 후 처음이었다. 강백호는 이날 최고 149㎞의 속구를 앞세워 1이닝 1볼넷 무실점을 기록했다. 사진제공|KT 위즈
천재는 천재였다. 강백호(20·KT 위즈)가 이번에는 마운드에서 팬들의 환호를 자아냈다. 입단한지 불과 2년 만에 투수와 포수, 1루수, 외야 세 포지션을 모두 출장하는 진기록도 썼다.

KT는 29일 수원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7-0으로 승리했다. 2회 황재균의 선제 솔로포로 앞서나갔고, 6회에는 멜 로하스 주니어의 투런포 등을 묶어 대거 4득점했다. KT는 최종전에서 승리하며 시즌 71승2무71패를 기록, 창단 첫 5할 승률로 시즌을 마치게 됐다. 아울러 역대 포스트시즌(PS) 탈락 팀 가운데 최다승인 71승 기록도 남겼다.

PS 탈락이 이미 확정된 상황의 경기였지만 모두의 이목이 쏠렸다. 이강철 KT 감독이 최종전을 맞아 팬 서비스 차원으로 강백호의 등판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강백호는 서울고 시절 투수와 포수를 겸하며 이름을 알렸다. 비록 프로 입단 후에는 마운드에 서지 못했지만, 지난해 올스타전에서는 이벤트성 등판을 한 바 있다. 당시 최고구속 150㎞를 자랑하며 여전한 어깨를 과시했다. 올 시즌에 앞서 부임한 이강철 감독도 강백호의 투수 활용 가능성을 타진했지만, 스프링캠프 불펜 피칭 한 번으로 무산됐다.

이 감독은 매번 KT의 흥행 카드를 고민했다. PS 탈락이 확정됐지만 일찌감치 강백호의 투수 기용 가능성을 언급하며 팬들의 발걸음을 모았다. 그리고 약속대로 29일 강백호를 마운드에 올렸다. 1루 관중석을 가득 메운 팬들은 어느 투수보다 그를 반겼다.

6회까지 우익수를 맡다 7회 초 마운드에 오른 강백호는 초구부터 149㎞를 기록하며 탄성을 자아냈다. 첫 타자 최영진을 유격수 심우준의 호수비 덕에 잡아냈지만, 후속 김도환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박해민을 유격수 뜬공으로 잡아낸 뒤 박승민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라왔다. 강백호는 계속 던지겠다는 의사를 피력했고, 박 코치는 이를 존중했다. 강백호는 후속 김성훈까지 땅볼 처리하며 첫 등판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14구 모두 속구였으며 최고구속은 149㎞. KBO리그 역사상 투수와 포수, 1루수, 외야 세 포지션을 모두 소화한 건 계형철(은퇴)이 유일했다. 강백호는 역대 두 번째 기록을 쓰게 됐다.

수원|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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