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토토·스포츠동아 공동기획 下] “학업으로 지쳤던 아이들, 등교가 즐겁다네요”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7월 18일 05시 30분


양재고 농구클럽 주장 김성환 군(왼쪽)과 정해정 지도교사가 16일 스포츠동아와 만나 활짝 웃고 있다. 양재|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양재고 농구클럽 주장 김성환 군(왼쪽)과 정해정 지도교사가 16일 스포츠동아와 만나 활짝 웃고 있다. 양재|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불법도박은 반드시 근절되어야 할 존재다. 특히 PC와 스마트폰으로 무한한 영역을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게 된 요즘, 청소년들까지도 어둠의 유혹에 쉽게 노출되곤 한다. 그러나 여전히 우리 청소년들 대부분은 건강하게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스포츠동아는 국민체육진흥공단이 발행하는 체육진흥투표권 스포츠토토 수탁사업자 케이토토와 함께 운동으로 건전한 여가 생활을 즐기는 청소년들을 집중 조명하는 기획시리즈를 마련했다.

장마철 무더위가 잠시 자취를 감춘 16일 오후. 모든 수업을 마치는 종소리가 힘차게 울려 퍼지자 저마다 반팔과 반바지 차림으로 ‘무장’한 학생들이 속속 체육관으로 집결한다. 그리고는 각종 기구들을 꺼내 만반의 준비를 갖춘다.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양재고의 또 다른 하루를 알리는 스포츠클럽 수업이 시작되는 시간이다.

양재고는 서울 여러 고등학교 가운데서도 스포츠클럽이 잘 운영되는 곳으로 유명하다. 현재 농구와 축구, 배구, 배드민턴 등 다양한 종목을 즐기는 학생들로 체육관과 운동장은 늘 ‘인산인해’를 이룬다.

교내 스포츠클럽을 총괄 관리하는 김남청 체육부장은 “학기 상황에 따라 조금의 변동은 있지만 현재 농구 12명, 축구 25명, 배구 30명, 배드민턴 13명 등 많은 학생들이 저마다 좋아하는 스포츠를 즐기고 있다. 남학생들은 물론 여학생들도 적극적이다. 아침 등교 전과 자투리 점심시간, 방과 후를 모두 활용해 연습과 경기를 진행하고 있다”고 환하게 웃었다.

양재고 스포츠클럽 학생들이 16일 실내연습을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양재|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양재고 스포츠클럽 학생들이 16일 실내연습을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양재|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입시라는 큰 산이 존재하는 고등학교지만, 양재고는 적절한 시간 배분을 통해 학생들이 학업에 지장이 되지 않는 선에서 스포츠를 즐기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모든 활동은 ‘자율’이라는 틀 속에서 진행된다.

김 체육부장은 “사실 스포츠클럽의 경우 학생들의 참여를 강제할 수 있는 장치가 없다. 결국 아이들의 열의가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학생들에게 최대한의 자율성을 부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면서 “처음에는 소극적이던 학생들이 점차 스포츠의 재미를 깨달아가면서 누구보다 열정적인 선수로 변하곤 한다. 그간 볼 수 없던 동료애와 협동심도 생긴다. 학업 스트레스로 학교 오기가 싫다던 아이들이 이제는 등교가 즐겁다고 한다”고 스포츠클럽의 순기능을 설명했다.

이처럼 활성화된 교내 스포츠클럽 가운데 양재고 체육교사들이 자랑스럽게 꼽는 곳은 농구클럽이다. 강남·서초 지역예선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선두주자 노릇을 하고 있다.

농구클럽 주장을 맡고 있는 3학년 김성환 군은 “어렸을 적부터 농구를 좋아해서 중학교 1학년 때 처음 클럽 활동을 시작했는데 어느덧 주장을 맡고 있다”며 수줍게 웃고는 “현재 2학년 7명과 3학년 5명이 주중 3회 정도 모인다. 대회를 앞둔 때면 선생님들께 부탁드려 추가 연습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구코트에서 땀을 흘릴 때면 입시 스트레스가 눈 녹은듯 사라진다는 수험생 김 군은 자신의 경험담을 들려주며 인터뷰를 마쳤다.

“고교 1학년 때 교환학생 신분으로 잠시 미국에서 지냈던 적이 있다. 그곳은 스포츠클럽이 의무교육처럼 빈틈없이 마련돼 있더라. 학생들이 최소 한 종목은 즐기면서 학업도 병행하고 있었다. 사실 중학교 시절 주위에서 PC와 스마트폰으로 불법스포츠도박을 접하는 친구들을 여럿 봤는데 현지에서는 그러한 모습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 내가 느낀 이유는 하나다. 스포츠는 직접 즐겨야 재미가 있다는 생각이 몸속 깊숙이 박혀 있기 때문이었다.”

양재|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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