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풀타임, 교체도 필요한 만큼만…벤투는 벤투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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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6월 8일 06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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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대표팀 벤투 감독이 7일 오후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진 한국과 호주의 경기에서 후반 31분선제골을 터트린 황의조를 축하하고 있다. 아시아 강팀 호주·이란과의 6월 A매치 2연전은 오는 9월부터 시작되는 ‘2022 카타르 월드컵 2차 예선’을 준비하는 벤투호의 마지막 평가전이다. 2019.6.7/뉴스1 © News1
축구대표팀 벤투 감독이 7일 오후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진 한국과 호주의 경기에서 후반 31분선제골을 터트린 황의조를 축하하고 있다. 아시아 강팀 호주·이란과의 6월 A매치 2연전은 오는 9월부터 시작되는 ‘2022 카타르 월드컵 2차 예선’을 준비하는 벤투호의 마지막 평가전이다. 2019.6.7/뉴스1 © News1
이번에도 파울루 벤투 감독은 ‘벤투스럽게’ 경기를 운영했다. 여기저기서 ‘에이스’ 손흥민의 몸 상태를 걱정하며 “휴식을 줘야하는 것 아닐까” 물음표를 날려보냈으나 아랑곳하지 않고 튕겨냈다. 그는 “지금은 손흥민이 꼭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아직 써보지 않은 선수들도 많은데, 보다 많은 선수들을 교체 투입할 수 있는 평가전인데 이번에도 벤투의 선수교체는 제한적이었다. 그의 머릿속에는 “불러들인 선수들에게 골고루 기회를 주는 것”는 우선 순위에 있지 않은 모양새다. 벤투는 확실히 벤투스럽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7일 오후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펼쳐진 호주와의 평가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후반 31분 터진 황의조의 선제골이 지난 2004년 이후 15년 만에 부산에서 열린 A매치의 결승골로 기록됐다.

한국에게도 호주에게도 다가올 ‘실전’을 준비하기 위한 디딤돌 같은 경기였다. 호주와 함께 아시아 대륙은 오는 9월부터 2022 카타르 월드컵 본선에 나갈 국가를 가리기 위한 예선에 돌입한다. 이 경기를 준비하는 두 감독의 선택에는 차이가 있었다.

한국의 벤투 감독은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치른 손흥민(토트넘)과 세리에A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른 이승우(헬라스 베로나)를 포함해 정예 멤버를 소집했다. 호주의 그레이엄 아놀드 감독이 주축 15명가량을 빼고 새로운 선수들을 대거 호출, 경기 경험을 쌓게 했던 것과는 대조적인 선택이었다. 주어진 기회를 알뜰살뜰 진지하게 사용하는 벤투 감독이다.

벤투 감독은 소집명단을 발표할 때부터 “팀을 꾸릴 때 여러 상황을 고려해야하지만, 대표팀 감독 입장에서 최고의 선수를 뽑고 싶은 욕심은 당연하다”면서 “대표팀의 특성상 시간이 부족하기에 이런 때를 활용해야한다. 그래야 나중에 공식전에 대비할 수 있다”고 전했다. 정해진 계획대로 진행하기에도 시간이 빠듯하다는 하소연이었다.

벤투 감독은 자신의 소신대로 손흥민을 선발 투입했고, 풀타임으로 뛰게 했다. 경기 후에도 그는 담담했다. 그는 “월드컵 예선을 치르기 전에 팀을 점검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아주 중요한 경기라 생각한다”고 비중을 소개한 뒤 “지금 시기에 손흥민이 출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것이 팀에 긍정적이다”는 말로 대승적인 결정이었다는 뜻을 전했다. 손흥민에게만 유난히 집착한 것은 아니다.

평가전은, 교체 선수를 최대 6명까지 쓸 수 있다. 때문에 일부 지도자들은 출전기회를 잡지 못하는 이들에게 적은 시간이라도 뛰게 하는 용도로 활용키도 한다. 하지만 벤투는 거의 대부분의 경기에서 3장 이내만 사용한다. 이날도 다르지 않았다.

벤투 감독은 후반 22분 황희찬 대신 황의조를 투입하며 처음 변화를 꾀했다. 6분 뒤인 후반 28분에는 왼쪽 풀백(김진수→홍철)과 2선 공격수(이재성→나상호)를 바꿨다. 결과적으로 교체된 홍철과 황의조가 합작품을 만들어냈으니 선택은 적중한 셈이다. 이후 경기의 흐름이 한국 쪽으로 넘어오자 벤투 감독은 더 이상의 교체 없이 경기를 마무리했다.

실험할 선수들이 여럿(백승호, 손준호, 김태환 등등) 있음에도 무조건 실전처럼 제한된 교체선수만 활용하는 것에 대해 못마땅한 시선을 보내는 반응도 보인다. 하지만 벤투는 형식적 배려를 위해 팀을 운영하지 않는 모양새다.

특별한 이유나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 한, 나흘 뒤인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질 이란과의 평가전에서도 벤투는 정예 멤버를 구축할 전망이다. 손흥민은 또 선발이 유력하고 교체카드는 제안적일 공산이 크다. 이 벤투스러움이 궁극적으로 어떤 결과를 가져올 것인지는, 지금 판단하기 어렵다.

(부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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